"은행주, 밸류업 기대 여전…원화 강세도 호재"

by김인경 기자
2024.08.26 08:06:12

하나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금융당국의 규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주가 시장 대비 초과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다가 원화 강세도 은행주의 강세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평가다.

26일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중확대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위해 대출금리를 인상하면서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와의 전쟁 준비를 위해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총량규제 카드가 나올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충돌하고 이스라엘이 48시간 비상을 선포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규제 및 지정학적 단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비율 상승 등 밸류업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는 시장 대비 계속 초과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주는 하나금융이 한 주간 10%대 급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국내 기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환율 하락 지속시 3분기 손익 증가 요인 외에도 자본비율 상승 등으로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질 수 있는데다 KB금융(105560)과 신한지주(055550)의 주가 상승 등으로 하나금융과의 가격 차이가 확대되면서 하나금융의 가격 매력이 커져 보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KB금융은 3.3% 상승에 그쳐 상대적으로 다소 저조했다. 최 연구원은 “9만원선의 안착에 두번째 실패했는데 9만원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에 근접하는 가격대이기 때문에 투자자 사이에서 단기 가격 저항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피봇을 공식화하면서 빅컷 가능성도 부각됨에 따라 환율이 1300원 이하 레벨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만일 달러화를 매도하고 금리가 높은 신흥국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확산될 경우 또는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올라갈 경우에는 달러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는 “물론 케네디 주니어의 선거운동 중단과 트럼프 지지에 따른 향후 트럼프 지지율 변화 가능성 등은 지켜봐야 할 변수”라면서도 “현 환율은 6월말대비 약 49원 하락한 상황으로 다른 여건이 동일하다면 현재의 환율만으로도 은행들은 3분기 중 보통주 자본(CET 1) 비율이 약 15bp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자본비율이 개선될 경우 주주환원율 확대가 보다 수월해진다는 점에서 이는 밸류업 모멘텀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며 “이 외에 환율 하락은 해외지분법주식 외환환산익 발생과 순이자마진(NIM) 및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과거에도 은행주는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 시기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초과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왔는데 이번에는 환율 하락이 CET 1 비율 개선에 따른 밸류업 모멘텀까지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는 과거보다 더 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