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전재욱 기자
2020.10.24 09:00:00
1970년대 식용으로 들여와 식단 적응 실패하고
관리 허술해지면서 지천타고 전국으로 분포
심지어 뱀까지 사냥하는 상위 포식자로 군림
친척뻘 우럭·농어 소비 활발한데…찾는 이 없는 외톨이
음식은 문화입니다. 문화는 상대적입니다. 평가 대상이 아니죠. 이런 터에 괴상한 음식(괴식·怪食)은 단어 자체로서 모순일 겁니다. 모순이 비롯한 배경을 함께 짚어보시지요.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요. <편집자주>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민물에 사는 배스(bass)는 인기 낚시 어종이다. 먹이 활동이 활발해서 잡기가 수월한 편이다. 수온이 내려가더라도 노려볼 만할 정도다. 여느 어종보다 활동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전국에 분포하는 터라 접하기도 어렵지 않다. 잡는 재미도 제법이다. 공식 기록으로는 크게는 60센티미터 초중반까지 자라는데, “7 짜(70cm) 넘는 배스를 잡았다”는 이도 넘친다. 이 정도 크기로 자라는 민물 어종은 잉어와 가물치를 제외하면 찾기 어렵다.
잡기도 접하기도 쉽고 잡는 재미도 쏠쏠한데, 안 먹는다. 사실 배스는 식용 목적으로 길렀다. 북미가 원산지인데, 1970년대 들여왔다. 산업화 시기 단백질 보충원이었고, 양식 농가에는 소득원이었다. 그런데 외래 어종이다 보니 한국식단에 안착하는 데에 실패했다. 배스 특유의 흙냄새와 비린내가 식용을 꺼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양식이 흐지부지되면서 관리가 소홀해진 틈을 타 지천으로 방류돼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바다를 건너야 하는 제주에서까지 배스가 잡히고 있는 것은 미스터리다. 그러는 새 먹을거리도 다양해지면서 찾는 이가 줄었다. 식용으로 들여온 어종을 더는 식용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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