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토커 임승오, 장애의 벽 'SNS'로 허물다

by김민정 기자
2020.04.21 07:00:35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파워 유튜버 못지않게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틱토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바로 틱톡 플랫폼에서 5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틱토커 임승오(25세, 남)다.

그는 틱톡에서 ‘임승오천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청각장애인이다. 그가 틱톡에서 셀럽이 된 배경에는 수어(Sign Language)를 알리는 교육 콘텐츠 ‘틱톡수화교실’ 덕분이다.

임승오는 다른 틱톡 유저들과 수어로 노래를 함께 부르는 ‘듀엣 영상’을 제작해 소통하고 있다. 발화(소리를 내어 말을 하는 현실적인 언어 행위)에 어려움을 겪는 그는 인공와우를 끼고 노래를 들으면서 박자감을 느껴서 수화로 전달하고 있는 것.

▲ 코로나19 예방법을 수어 영상으로 설명하고 있는 임승오
특히 임승오는 틱톡 영상에 자막을 삽입하고 수화 영상을 제작해, 댓글로 소통하면서 청인과 청각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임승오는 “틱톡이 글로벌 영상 플랫폼이다 보니 외국인들과 수어로 소통하면서 함께 호흡하는 즐거움에도 푹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미국수어와 한국수어가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이를 설명하는 영상을 제작해 올리기도 했다.



또한 임승오는 “외국인들과 듀엣영상을 찍었다. 특이하게 외국인들이 한국수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그래서 듀엣으로도 영상을 만들어봤는데 너무 재밌었다”고 전하며 외국인과 수어팀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서로 언어가 다르듯 수어도 다르지만, 그런 차이를 알려주고 서로 배우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실제 임승오가 틱톡에 올리는 영상에는 대부분 영어 자막이 들어가 있다. 한국수어를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 임승오가 미국수어와 한국수어의 차이를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수어를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었던 임승오는 노래를 수어로 전달하면 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틱톡 플랫폼에 노래 영상이 많은 것에 주목한 그는 노래를 수어로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틱토커 임승오는 “상처를 주는 댓글도 있었지만, 수어를 배우고 싶다는 댓글 그리고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 글을 보면서 힘을 냈다”고 말했다.

임승오의 꿈은 수어선생님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가 SNS에 올리고 있는 수어 영상 약 700개는 수어선생님이라는 꿈으로 다가가는 한 걸음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