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트럭 판매 급감..자동차 대기업도, 영세 자영업자도 '끙끙'

by피용익 기자
2018.11.01 06:34:00

경기지표 6개월 연속 하락..생산 줄이고 투자 축소

[이데일리 피용익 김기덕 강신우 권오석 기자] 기업 현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지표가 6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통계청의 9월 산업활동동향은 기업들이 처해있는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동차업계는 판매 부진이 길어진 탓에 생산을 줄였고, 일감이 떨어진 건설업체들은 투자와 고용을 축소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속속 폐업하고 있다.

광공업에서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부진이 이어지면서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광공업 생산 부진은 자동차업계에서 두드러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9월 자동차 내수는 정부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년동월 대비 17.7% 감소한 11만537대를 기록했다. 올해 9월에는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 여파가 있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큰 감소폭이다.

올해 누적 판매도 부진하다. 1월부터 9월까지 자동차 내수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 감소한 113만2483대였다. 승용차가 2.5% 줄어든 94만6185대, 상용차가 8.0% 떨어진 18만6298대를 각각 기록했다. 경차에서부터 트럭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종이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승용차 개소세를 5.0%에서 3.5%로 내렸지만, 판매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수출은 더 나쁘다. 올해 1~9월 수출은 전년동기보다 9.5% 감소한 175만9010대로 집계됐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하다보니 자동차업계의 생산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부진은 자동차업계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완성차 1위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8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6% 급감했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기아차 3분기 영업이익은 17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흑자로 돌아섰으나 지난해 통상임금 기저효과로 사실상 수익성이 악화됐다. 르노삼성차, 쌍용차, 한국GM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완성차 업체의 위기는 부품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정부에 3조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함께 수출 버팀목이던 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자동차 생태계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은 후방 연관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건설업 경기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국내 경기 침체와 투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주 및 공사 물량 감소→ 투자·생산 급감→ 일자리 감소와 성장률 저하’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내수 성장 기여도가 높은 건설업 불황이 지속되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서둘러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투자가 줄면서 건설업계 고용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7만여명씩 늘어나던 건설 투자에 따른 일자리 수는 올 2분기 들어 전년도에 비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시장 규제로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투자 마저 줄자, 전체 고용시장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건설 관련 일자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가 더 심각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수주액이 전년 대비 23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주 감소는 건설투자 감소로 이어져 향후 5년간 산업 생산액이 52조1000억원, 취업자 수가 32만6000명이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경기 불황 여파는 건축자재 업계의 올 3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종합 건자재 기업 LG하우시스의 영업이익은 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7.7%가 감소했다. 보드 및 바닥재 생산기업 동화기업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 2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4.8% 줄어든 수치다.

박홍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연이은 주택시장 규제와 수주 물량 감소 등으로 주택사업자들의 체감하는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내년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하게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고 규제 완화, 지방 건설산업 활성화하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프랜차이즈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 상황과 맞물리면서 폐점률이 치솟았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최근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 소속된 10개 업종의 118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8만7540개 가맹점을 분석한 결과 2017년 기준 폐점률이 6%대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계약 종료와 해지로 문을 닫은 가맹점 수는 5589개였다. 가맹점 폐점률은 한 해 동안 폐점 수를 연말 기준 가맹점 수와 폐점 수를 더한 수치로 나눈 값이다.

업종별로는 커피·음료 브랜드의 폐점률이 8.5%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자동차·치킨(각 7.5%), 외식모음(7.3%), 화장품(6.9%), 피자(6.4%) 등의 순이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과 임대료 인상, 그리고 다양한 업체들간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가맹점의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이고 프랜차이즈 본사들 또한 많게는 천억여원에 이르는 상생지원금을 지원하다보니 경영상 지표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