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4.10.07 07:51:0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샌드위치’라는 단어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18세기 영국에 살던 샌드위치 백작이 트럼프를 할 때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 빵에 버터를 바르고 고기와 야채를 끼워먹은 데에서 유래됐다는 의견이 가장 힘을 얻는다.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특성 탓에 커피전문점이나 빵집, 또는 직장인의 출근길 가판에서 사랑받는 음식이다. 그러나 경제에서 ‘샌드위치’라는 표현은 간편하기는 커녕,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
어제(6일) 코스피는 1960선까지 출렁였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7.6원 상승한 10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1074.9원을 기록하며 7개월만에 최고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물론 달러 강세는 우리 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지며 대다수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또 7일(현지시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는 등 슈퍼달러에 대한 우려가 이 정도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제는 여기서 멈춘다 해도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달러 강세장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얼마 만큼 ‘본전을 찾느냐’다.
현재 원화는 달러강세와 엔화 약세 사이에서 이중고의 고통을 당하는 중이다. 간밤 엔-달러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108.7엔 수준으로 110엔 근처에서 서성이고 있다. 일본과 수출 경쟁력을 비교당하는 우리나라로는 ‘일본 롱- 한국 숏’ 전략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오늘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위원회에서 일본이 어떤 정책을 들고 나올지 여부가 가려진다. 일본이 추가 양적 완화에 대한 의지를 보인다면 우리로서는 달러강세-엔화약세 샌드위치에 다시 낄수밖에 없다.
장 출발 전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 발표가 예정돼 있고 오전께 BOJ의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4조5000억원 이하에 머문다면 장 분위기는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머징 경기에 대한 청사진을 알아볼 수 있는 호주의 통화정책회의도 있다. 이번 회의에서 상품시장에 대한 전망이 나오는 만큼,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살펴볼 수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코스피다. 달러와 엔 사이에서 끼인 샌드위치 처지이고, 글로벌 증시가 급등할 때는 찔끔 오르고 내릴 때는 자유롭지 않은 신세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도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다른 의미로 생각하면 증시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많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