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미숙한 상태의 극소저체중 출생아 18년 새 216% 증가"

by이순용 기자
2013.11.12 08:51:36

성태정 교수, 13일 제10회 한림-컬럼비아-코넬-NYP 국제학술 심포지엄서 발표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통계청의 최근 인구동향 조사에서 출생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출생아수가 1993년 71만5,826명에서 2012년 48만4,550명으로 19년간 약 32%나 감소해 심각한 저출산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같은 조사 결과 2012년 37주 미만의 미숙아의 출생률은 6.26%에 달했다.

통계청이 지난 8월에 밝힌 한국의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 아기 수인 합계 출산율은 1.297명으로 OECD 34개 국가 중 최하위인 33위라는 초 저 출산국을 기록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2.5Kg 미만의 저체중출생아의 수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1990년대 초 2.6%에서 2000년 3.8%, 2010년에는 5%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날 전체 인구는 줄어들고 있어, 어느 때보다 태어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성태정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오는 13일 ‘조산: 새로운 도전,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10회 한림-컬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안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미숙아 생존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라는 제목으로 미숙아 현황과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대해 강의한다.

◇저체중출생아 및 조산아 증가 추세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임신 기간 37주 미만 또는 최종 월경일로부터 37주 미만에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 또는 조산아라고 한다. 이와 별도로 출생체중을 기준으로 나눴었을 때 2,500g 이하인 경우 저체중출생아, 1,500g 미만을 극소저체중출생아, 1,000g미만을 초극소저체중출생아라고 한다.

신생아학회 조사통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출생체중 2.5Kg 이하의 저체중출생아 수는 1993년에 18,532명에서 2011년 24,647명으로 33% 증가했고, 총 출생아 중 차지하는 비중은 1993년 2.6%였던데 비해 2011년에는 5.2%로 두 배로 늘어났다.

이중에서도 훨씬 미숙한 출생체중 1,500g 이하의 극소저체중출생아는 1993년도 929명이었던데 비해 2011년도 현재 2,935명으로 수적으로는 216%가 증가했고, 전체 총 출생아 중 차지하는 비율은 0.13%에서 0.62%로 477%의 폭발적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저체중출생아 및 조산아의 증가는 전체적인 저출산에 따른 산모의 노령화 및 불임의 증가, 또 이에 따른 인공임신술의 증가로 인한 조산, 다태아의 증가가 그 원인으로 알려졌다.

◇장기가 성숙하기 전에 태어나면 합병증 심각

미숙아는 모든 장기가 완전히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되기 이전 미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따라서 면역력도 약하고 호흡기, 심혈관, 신경, 소화기, 혈액 및 대사, 감염 등 모든 신체기관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성폐질환(혹은 기관지폐평성이상)으로 인해 퇴원이후에도 모세기관지염 및 폐렴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자주걸려 부득이하게 잦은 입원을 할 수도 있으며, 뇌실내 출혈 등으로 인해 발달이상 등의 장기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이 올 수 있으며, 미숙아 망막증과 같은 안과적인 문제와 청력장애가 올 수도 있다. 미숙아는 여러 가지 약물투여와 영양공급을 위한 정맥영양주사를 할 경우 혈관손상, 색전증, 혈전증, 감염 등의 위험도 따른다. 따라서 신생아중환자실에 오랫동안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은 이후 퇴원을 해도 소아청소년과, 안과, 이비인후과, 재활의학과 등 외래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관찰해야 된다.

미숙아 발생원인은 다양하다. 인공수정 등을 통한 다태임신, 태반이 자궁 출구에 매우 근접해 있거나 출구를 덮는 전치태반, 정상적으로 태아가 출산되기 전에 태반이 먼저 떨어지는 태반조기박리, 태반기능부전 등 태반의 이상에 의해서 조기분만을 할 수 있다. 특히 자궁입구가 약해서 태반을 유지하지 못하는 자궁경부무력증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심각한 조산을 유발할 수 있다. 그 외 임신중독증, 산전감염, 조기양막파수, 양수과다증 등도 미숙아 출산의 원인이다.



◇ 40주 다 채워도 2.5kg 저체중이면 조심

미숙아는 태아가 엄마의 자궁 속에 머무르는 기간(재태 주수)이 짧을수록, 출생 시 몸무게가 적을수록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동일 주수라도 출생체중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 있다. 만삭아에 비해 체온조절기능이 약해서 저체온증에 잘 빠진다. 이로 인해 무호흡과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뼈가 약하고 폐가 충분히 발달되어 있지 않아 신생아호흡곤란증이 쉽게 온다. 동맥관이 늦게 닫히는 등 심장 이상을 초래하여 심부전, 폐부종, 페출혈 등이 생기기도 한다. 호흡중추 및 상기도 미숙으로 미숙아 무호흡증과 서맥증이 나타나 약물요법이나 심한 경우 인공호흡기치료를 하기도 한다.

가장 심한 합병증은 뇌실 내 출혈 또는 두개골 내 출혈이다. 뇌혈류 감소로 인해 백질연화증이 나타난다. 발생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영유아기에 하지마비 등의 뇌성마비와 정신지체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신생아 황달도 미숙아의 대표적 증상이다. 위장관계도 미숙하여 입으로 빠는 힘이 약해서 튜브나 정맥주사를 통해서 장기간 영양공급을 받아야 된다. 때로는 괴사성 장염이 발생하여 약물치료 및 수술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식도기능도 약해서 역류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게 된다.

산모의 뱃속에서는 태반이 콩팥의 기능을 대신하지만 출산 후에는 콩팥이 제 기능을 해야 하지만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나면 신부전에 빠질 수 있다. 또 호흡곤란증으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은 아기의 경우 망막이 미숙하여 망막혈관이 상해 미숙아망막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하면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성태정 교수는 “40주를 다 채우고 출생한 2.5kg 미만의 저체중출생아는 미숙아와 비슷한 후유증을 가질 수 있다”며 “이런 경우 혈액?소변검사를 비롯하여, 흉부X선촬영, 심장초음파, 머리초음파, 전산화단층활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으로 호흡기, 심장, 뇌 등의 이상 유무를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적 산부인과 검진과 임신·출산관리 교육 받아야

미숙아는 만삭아에 비해 신체 기능면에서 불완전해서 질병 이환율과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신하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산모 및 태아에 대한 검진을 받고, 임신·출산관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특히 임신 중에 산모의 영양 및 감염예방, 기존 질병의 치료와 함께 정서적인 문제점도 평가해서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단 미숙아를 분만하게 된다면 실망하지 말고 치료를 위해서 의료진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 입원치료 후에도 정기적으로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해 체크하면서 이상 발견 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

성태정 교수는 “신생아학의 발달과 함께 숙련된 의료진, 최신의 장비, 각종 약물 및 의료기구의 발달, 영양법 개선으로 미숙아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1.5Kg 미만의 극소저체중 출생하의 생존율은 1980년대 49%에서 2000년대에 들어서는 77.5%로 크게 향상되었다”고 말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에서는 2005년 개원 이래 가장 작은 미숙아인 24주, 590g 미숙아가 태어나 현재 별다른 후유증 없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으며, 2012년에는 23주 610g 미숙아가 156일간 신생아중환자실 입원치료 후 퇴원해 현재 돌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