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3.05.11 13:00:44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하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중도 귀국과 관련해 윤 전 대변인과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의 주장이 엇갈리며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의 방미 마지막날이었던 지난 9일 로스앤젤레스(LA) 빌트모어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윤 전 대변인이 해임된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윤 대변인이 방미 수행 기간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 품위 손상시켰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브리핑 당시 미국 한인 사회에는 윤 대변인이 지난 7일 워싱턴에서 주미대사관 인턴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확산된 상태였다. 워싱턴경찰에 따르면, 성추행을 당한 여성은 윤 전 대변인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잡았다’고 진술했다. 이 수석이 브리핑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었다.
이 수석이 브리핑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지에 있었던 다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윤 전 수석이 사건 발생 다음날인 8일 짐도 챙기지 않고 혼자 귀국했다고 전했다. 윤 전 대변인이 급거 귀국의 이유로 “아내가 사경을 헤맨다”는 말을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여기까지의 정황만 보면, 윤 전 대변인은 7일밤 술에 취해 인턴을 성추행한 후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자 8일 집안일 핑계를 대고 수행단에서 이탈, 사실상 도주한 것이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1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하림각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윤 전 대변인은 도망치듯 급히 귀국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남기 홍보수석이 ‘성희롱은 변명해봐야 납득이 안 되니 워싱턴을 떠나라’고 했다”며 “저는 ‘잘못이 없다.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지만 이 수석이 상관이므로 비행기표를 예약해놨다기에 작은 짐 하나만을 찾아 공항으로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변인의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이 수석은 즉각 반박했다. 이 수석은 “윤창중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장에서 귀국 권유를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