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값 미니버블..본격회복엔 오히려 악재"

by이정훈 기자
2009.04.20 08:55:17

맥쿼리증권 "강남권 좀더 오를 순 있을듯"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서울 부동산가격이 재차 상승하며 `미니버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격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좀더 오를 수 있겠지만, 길게 보면 본격적인 부동산시장 회복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맥쿼리증권은 20일자 보고서에서 최근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미니버블`이라고 명명했다.

맥쿼리는 "주로 서울지역의 아파트 가격 움직임은 부동산 투자수요의 바로미터로 간주되는데 최근 소득상위계층들은 마땅한 투자대안이 없어 다시 부동산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고 강남에서 이런 기대는 더 높다"고 말했다.

▲ 서울 강남지역 집값 추이

이에 대해 "우리도 물론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며 "예금금리가 너무 낮고 주식시장도 이미 크게 오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부동산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는 듯하다"고 추정했다.



또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저평가된 수준에 있다"며 "이런 저평가 상태는 오래 지속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저평가 갭을 줄이는 수준에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맥쿼리는 "한국 부동산시장이 진정한 턴어라운드를 보이기엔 너무 이르다고 본다"며 "가계들의 재무상태가 과도하게 악화된데다 실업률 상승으로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하고 있으며 신규 모기지 금리가 높은 스프레드를 보이고 있고 주택 초과공급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미니버블 형태는 주택 매수여력을 더 낮추는 결과를 초래하고 자연적인 주택 구입수요에 대해 매수하지 않지 관망하도록 만든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 턴어라운드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맥쿼리는 "지금처럼 자연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진정한 턴어라운드가 나오기 위해서는 가계의 구매여력이 커져야 한다"며 "한국에서 자연적인 주택수요층은 결혼한지 10년 이내인 부부들인데 이 수는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방에서는 주택가격이 상승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주택 붐 기간 동안에도 인플레 정도 오르기도 쉽지 않았고 지방은 구조적으로 초과공급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가격은 이로 인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