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획) 돼지부속고기가 얼어붙은 외식시장을 달군다 <2>

by객원 기자
2008.11.06 11:33:00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 돼지부속고기집들은 푸짐함으로 고객들을 맞이한다. 주 고객층은 20~30대, 40대 후반~6·70대 남성이다. 약 600g 한 대접에 1만원에서 1만4000원이면 서넛은 둘러앉아 소주 몇 병을 비워내기에 손색이 없다.이에 고기음식점 성공키워드인 부속고기에 대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1982년, 이용선 씨는 경기도 파주시 봉일천에서 초가집에 12개 테이블로 돼지부속구이집 시작했다. 그녀가 처음 시작한 외식업은 엄밀히 말하여 순댓국집.
 
당시에는 특정 내장 부위만을 따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돼지 한 마리의 머리와 내장 등의 부속부위를 통째로 사야 했다.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돼지부속 한 보(한마리 분 부속부위를 세는 단위)를 한꺼번에 사야한다.)
 
간이나 돈낭, 대창 등 삶았을 때 지나치게 뻣뻣해지거나 냄새가 심하게 나는 부위는 순댓국에 사용할 수가 없어 버려야 했다. 버려지는 부위가 아까워서 남은 부위를 조금씩 양념 해 구워 팔다 보니 순댓국보다 인기가 좋아졌다.
 
지금 자리로 옮긴지 10년 되었다. 이 자리에서 테이블 8개로 시작한 것이 매해 1~2개씩 늘려 현재 <구일산장군집>은 테이블 26개 규모다.

예전에는 돼지머리와 내장이 들어오면 부위별로 일일이 다 발라내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다. “메뉴판에 아구살은 돼지 양쪽 볼살과 돼지 콧등살이다. 26년전에 처음으로 남편이 발라내어 팔기 시작하면서 ‘아구살’이라 이름을 붙였다.
 
부드럽고 고소한 살코기라 처음 오는 고객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지금은 인기가 많아져서 다른 부속구이점에서도 볼살, 또는 뽈살로 팔리고 있고 도살장에서도 다 발라서 가져다주니 예전보다 수월해졌다.”

부속구이는 아무래도 내장 부위가 많다 보니 쉽게 누린내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신선도와 양념이 중요하다. 고기는 국내산이며 도살장에서 돼지가 도살 되는대로 필요한 양을 즉시 배송 받고 있다.
 
“양념에는 마늘을 넣지 않는다. 타면서 노린내가 나기 때문에 부속구이랑은 어울리지 않더라. 참기름을 잘못 넣었을 경우에는 고기가 뻣뻣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사용하는 양념은 소스, 기름, 간장 등 같지만 부위에 따라 넣는 비율은 다르다. “지금은 양념된 고기 빛깔만 봐도 간을 알 수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세척하는 것. 주름이 많고 내장 부위라 이물질이 남아 있으면 쉽게 상하고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일염을 사용해 부위별로 1차~3차 세척을 거치고 반나절에서 하루종일 물에 불리고 씻는 과정을 거친다. 보통은 삶아서 내는 막창을 <장군집>에서는 생으로 내고 있지만 냄새는 거의 없다.

지금은 메뉴판에 잔치국수도 있고 공기밥을 원하는 사람에겐 공기밥도 팔고, 김치도 내지만 처음에는 찍어먹는 장과 마늘이 전부였다. 
 
가맹점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어 3년전부터 가맹점을 내주고, 소스들과 부속부위를 손질해 공급하고 있지만 원가차이 때문에 몰래 수입산을 사용하는 업소들이 있어 30여개까지 늘렸던 가맹점을 13개로 줄였다. 그래서 이 대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원산지표시제도를 반긴다고.

<구일산 장군집> 부속구이의 특징은 길고 굵게 썰은 파. 고객들은 파와 함께 무쳐진 고기 한 대접을 받으면 불판 위에 고기는 고기대로 파는 파대로 나누어 구워먹는다. 골라내어 굽기가 번거로울 것 같아 왜 따로 무쳐내지 않냐는 고객도 있지만 그것은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파에서 나오는 진액이 가장 큰 양념이다. 처음에는 파를 잘게 채 썰어 고기를 무칠 때에 넣었지만 고기가 익기도 전에 타버려 생각해 낸 방법이 굵고 길게 썰어 넣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소비되는 파만 평균 10단에서 15단이다.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일산2동 524-23 전화번호 (031)976-4884
가격(1대접, 600g기준) 갈매기살 1만6000원, 아구살 1만6000원, 막창 1만8000원, 모둠 1만4000원, 껍데기 1만원.



1984년부터 약 24년간 한동네에서 돼지갈비, 생삼겹살집 등의 외식업을 해온 송재순 대표는 2006년 2월, 돼지부속고기집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같은 고기음식점이지만 경기가 계속해서 나빠져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고객들에게 싸게 많이 줄 수 있고, 그렇게 팔아도 이익이 남는 것을 생각하다가 부속고기를 택했다.”

채소나 반찬을 줄여 쓸데없이 나가는 식재비를 낮추었다. 반찬을 추가 시 셀프서비스로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하여 먹는 사람들도 부담이 없고 운영자 입장에서도 홀 서빙 직원을 줄일 수 있어 인건비 또한 최소화했다.
 
메뉴는 갈매기살과 돼지부속, 막창구이로 모두 600g에 1만원이다. 처음에는 700g이었으나 계속해서 돼지부산물이 처음 시작하였을 때 비해 30% 가까이 오르고 다른 식재비도 올라 올해 3월부터 600g으로 그 양을 줄였다.
 
대신 오픈때부터 그랬듯 껍데기는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의 가격저항은 거의 없다. 돼지부속은 막창과 오소리감투, 유통, 애기집, 염통, 껍데기 등의 부속부위 모둠이다. 부위별로 들어오는 값이 다르지만 골고루 섞어 내어 판매가격에서 부속고기값이 차지하는 비율을 30%선으로 맞추었다.

20대~30대 초반의 젊은 고객들은 갈매기살을 40~50대는 막창과 오소리감투, 유통 등의 내장부분을 많이 찾는다. 반찬은 쌈무와 김치, 부추와 양파무침이 전부다. 젊은 사람들은 초장에 찍어 먹고 나이가 든 고객들은 된장소스나 소금만 찍어 고기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고. 
 
가끔 남성고객들과 함께 오는 여성 고객이 있기는 하지만 술을 마시는 분위기 탓인지 이곳을 찾는 대부분은 남성이다.

무한 리필 해주는 껍데기라고 해서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일일이 비계를 벗겨내고 나면 100근 중 75근정도가 남는다. 그래도 느끼하지 않고 쫄깃한 맛을 위해 비계를 다 벗긴다.
 
삶을 때도 양념을 하여 다른 고기가 익는 동안 살짝만 익혀 먹어도 술맛을 돋운다.”
<호성갈매기살>을 시작했을 당시 주변에 유사업소는 한군데도 없었으나 지금은 전방 4km내에도 20군데나 생겼다.



영업시간은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인데 동대문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대리운전기사, 택시기사들이 늦은 영업을 마치고 찾아 저녁부터 새벽까지 꾸준히 고객 회전율이 유지된다.

모든 부위는 손질을 한 후 송 대표가 개발한 숙성용 소스에 무친 후 냉장고에서 반나절 이상 숙성시킨다. 이때 1인분씩 정량을 재어 포장해 냉장고에 넣기 때문에 고객들이 더 달라고 해도 내는 양은 일정하다.
 
송 대표가 언제나 직접 소스를 만들고 양념하기 때문에 항상 같은 맛을 내는 것도 이곳만의 강점이다. 고객 주문과 동시에 무침용 소스에 다시 한번 무쳐서 내고 있다. 껍데기는 삶아서 내기 때문에 고객들이 다른 부위가 익는 동안 껍데기를 먹으면서 술을 시작한다. 
 

술이 남아있는데 고기가 다 떨어졌다 싶으면 껍데기를 서비스로 한주먹씩 덜어주곤 하는데 이것이 이곳 술 매출 증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겹살이나 돼지갈비를 팔았을 때보다 일손이 많이 줄었다. 고기양을 푸짐하게 주는 대신 소주판매로 매출 안정선을 맞춘다.” 그래서 이곳은 고기매출과 소주매출이 거의 50: 50이다.


주소 서울시 은평구 응암1동 87-16 전화번호 (02)386-4929
가격(600g기준) 갈매기살, 돼지부속, 막창구이 각각 1만원



돼지부속구이는 서민적인 메뉴로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경기불황 상황에서 무난하게 뜰 수 있는 아이템이다.

작년 6월에 오픈한 <덕구부속고기> 유성호 대표는 3년반동안 호프전문점을 하다 부속고기집을 시작했다. 유 대표 부부가 운영하기에 인건비 측면에서나 마진율에서 이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 고기음식점의 경우 육부장과 주방 직원 채용과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고 밑반찬과 사이드메뉴 마련과 홀 서빙 직원까지 추가로 필요하여 초기 투자비용가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것에 비해 부속고기집은 그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82.645㎡(25평), 12개 테이블을 부부가 운영하고 바쁠 때는 딸이 도와준다. 마장동에서 부속고기를 받고 있으며 오전과 영업시간 이후 당일과 다음날 판매량을 예상하여 부위별로 고기를 정리해두면 크게 일손이 크게 모자라지 않는다.

“껍데기는 전날 밤에 삶아 냉장고에서 숙성해야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해 더 맛있다. 갈매기살도 하루전날 정리해서 고객이 주문하면 썰어 양념에 무친다.” 껍데기를 삶을 때도 월계수잎과 감초 등 여러 한방재료를 넣고 삶는다. 막창은 20~30분정도 삶아서 낸다.
 
다른 부위에 비해 막창은 특히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하는데 잘못 구우면 질겨지거나 타버려 고객들이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껍데기는 콜라겐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과 피부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전체 고객 중 약 30%를 차지하는 여성고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쫀득하게 씹는 식감으로 먹어본 사람들은 계속 찾는다. 껍데기와 막창이 가장 추가주문이 많다.

<덕구부속고기>는 다른 부속고기집에 비해 소스나 반찬에 조금 신경을 더 쓰고 있는 편이다. 고추장과 된장을 베이스로 만든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 두 가지 외에도 껍데기를 찍어먹을 콩가루를 내고 있다. 
 
마늘장아찌도 내고, 콩나물과 부추를 함께 무쳐내는 부추무침도 육수를 낸 국물을 밑간으로 사용하고 있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고기 맛을 보완해준다. 된장소스 역시 7가지 재료를 써서 만드는데 고추장소스에 비해 고기맛을 더 잘 살리고 있다는 고객들의 평이다.
공깃밥을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된장국도 같이 낸다. 주 식사메뉴인 잔치국수는 무, 멸치, 다시마, 파뿌리, 디포리(밴댕이말린 것) 등을 넣고 3~4시간 끓여낸 육수에 고명을 얹어 내는데 퇴근길에 이 국수만 먹기 위해 들르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고기를 먹은 후에만 제공되는 메뉴지만 늦은 퇴근길에 들르는 단골들에게만은 서비스 차원에서 국수만도 판매하고 있다.

호프집을 하기 전까지 직장생활을 한 유성호 대표는 조용하고 얌전한 성격으로 지인들조차 외식업종에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배려심과 친절함이 여느 부속고기집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고객들 반응이 좋다.

“시작하기 전에 맛있다고 소문이 났거나 유명한 부속고기집도 많이 다녔다. 그래서 좋다고 생각이 드는 것들을 적용했고 지금은 단골들도 많다.” 70% 이상이 단골이며 이곳의 주고객층은 구로디지털단지쪽 직장인들 중 30~40대 남성들이다.

주소 서울시 구로구 구로6동 144-23 전화번호(02)855-6253
가격 모둠/부속(600g) 1만원, 갈매기살(450g) 1만원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