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6.08.08 08:52:42
공모가 낮거나 화제 뿌린 기업은 ‘대박’
비슷한 업체와 주가 비교 후 투자해야
[조선일보 제공] 공모주 투자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특정 종목에서는 공모가의 두 배가 넘는 ‘대박’ 주식이 나오는가 하면, 첫 거래일부터 줄줄이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호된 ‘코스닥 신고식’을 거치는 종목들도 상당수다. 높지는 않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던 공모주 투자의 상식이 ‘대박’과 ‘손실’로 극명하게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코스닥 공모주 극과 극=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29개 종목 중 23개 종목의 현재 가격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으며, 이 중 12개 종목은 첫 거래일부터 공모가가 붕괴됐다. ‘모빌탑’의 경우 공모가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반토막났다. 나머지 종목들도 10~50% 떨어졌다. 반면 공모 이전에만 해도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아파트 물탱크 제조업체 ‘젠트로’는 현재 가격이 6500원으로, 공모가(2200원)보다 3배가량 올랐다.
모건코리아는 61%(공모가 1600원?현재가 2570원)정도 올랐다. 오른 종목도, 내린 종목도 크게 움직였으니 중간이 없는 셈이다.
◆공모주 옥석 고르려면=증권가에서는 최근 크게 오른 공모주들은 나름대로 이유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상급등종목으로까지 지정되며 ‘대박’을 낸 젠트로는 공모가격이 낮았다고 한다. 젠트로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던 지난 7월 중순 다른 3개 종목과 함께 공모주 청약을 했다. IT 기업들 속에 물탱크 업체가 함께 청약을 받으려니 청약 물량이 모이지 않을 것을 우려해 공모가격을 당초 예정가액(3500~4500원)보다 한참 낮은 수준(2200원)으로 낮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상승의 디딤돌이 됐다는 평가다.
반면 증권가의 사전 호평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공모가보다 30% 이상 급락한 A업체의 경우 예상보다 높은 공모가 때문에 막상 상장을 하자 매수세가 없어 하락했다. 기관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해본 후 주간증권사와 회사가 최종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가격이 얼마나 될지 제대로 예측을 못한 셈이다.
두 번째로는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상장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주의를 모으는 특별한 화제가 있는 기업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한국전자금융의 경우 지하철을 비롯해 흔히 볼 수 있는 ‘나이스 금융단말기’로 친숙한 업체로 상장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미디어플렉스는 최근 대히트 중인 영화 ‘괴물’의 투자 및 배급을 맡은 회사다.
◆비슷한 기업 주가와 비교를=전문가들은 공모주를 고를 때 비슷한 업체와 반드시 비교해 보라고 조언한다. 노기선 메리츠증권 IB사업팀장은 “유사회사와 주가비교를 해놓은 유가증권신고서를 공모주 청약시점에서 확인하면 공모가격이 과연 적정 수준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오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부 과장은 “이미 공모주를 샀다가 실패한 경우엔 과감하게 빠져 나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장 후 한 달 안에 증권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장외에서 되사주는 청약 풋백옵션 등 투자자 보호 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