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체 시총 29% 육박…쏠림현상 당분간 이어질 것”

by원다연 기자
2024.04.04 07:31:52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내 전체 시가총액 중 반도체 업종의 비중이 29% 수준으로 높아졌다. 반도체 업종 쏠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전일 기준 국내 전체 시가총액 중 반도체업종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8.6%로 전고점이었던 지난 20년 3월 24일 29.3%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국내 증시의 반도체업종 쏠림 현상은 글로벌 추세와 무관치 않다”며 “미국의 경우 최근 명성이 약화됐지만 ‘매그니피센트7’으로 대변되는 빅 테크의 시장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일본과 유럽 역시 ‘사무라이7’과 ‘그래놀라즈11’로 상징되는 소수의 종목 및 업종이 주식시장을 견인한 것도 유사한 패턴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전반적 부진 속에 인공지능(AI) 등 일부 첨단산업만이 성장 흐름을 보이면서 자금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국내 역시 수출은 물론 제조업 부문에서 반도체와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이 전체 국내 반도체 업종 시가총액 쏠림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따”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 중심의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며 “일부 업종의 성장 흐름에 기댄 상승세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전세계적으로 산업재편, 특히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주요국의 공급경제 혹은 산업정책기조 강화 분위기를 고려하면 일부 업종의 주가 및 산업흐름은 어찌보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며 “무엇보다 미국이 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 역량 확대를 위한 중장기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및 산업사이클의 차별화 현상이 해소되기에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어 “중국을 위시한 ‘Non-US’ 경제가 저점을 탈피하는 모습이지만 정상화까지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업종간 차별화 현상 해소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전 업종의 고른 회복이 필요하지만 현 글로벌 산업 및 정책구도와 국내 수출 현황을 생각하면 반도체 업종 쏠림 현상이 어느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