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범죄 매년 2000여건 발생…불법촬영 가장 많아
by김기덕 기자
2022.05.15 11:25:41
지난해 지하철 범죄 2260건…불법촬영 수법 진화
서울교통공사 “안심거울·CCTV 설치 확대 등 대응”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지하철에서 매년 2000여건 이상의 범죄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케이스는 불법촬영 등 성 범죄 관련 범죄인데 그 수법도 날로 진화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15일 서울경찰청 소속 지하철경찰대의 조사에 따르면 매년 서울 지하철 내 범죄는 약 200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선별로는 2호선의 범죄 발생 횟수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5호선, 7호선, 4호선, 3호선, 1호선, 6호선, 8호선 등의 순이었다.
지하철 내 범죄는 전문 기술과 카메라 장비를 악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직접 개조한 카메라 장비인 소형렌즈를 신발에 부착하고, 전선을 허리춤에 있는 작은 가방 속 녹화장치에 연결된 장비를 이용해 불법 촬영하는 경우도 적발됐다.
이 같은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보안관 순찰 강화·역사 내 안심거울과 안전지대(Safe Zone) 설치·역사 및 열차 내 CCTV 증설 등 다양한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공사는 범죄 다발 구간인 강남역·고속터미널역·사당역 등에 지하철보안관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지하철보안관의 순찰업무 시간을 최대 1시간 늘리는 등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경찰과 함께 매월 합동 순찰 및 수시 특별점검도 시행할 예정이다.
| 지하철 안심거울 설치 사진.(서울교통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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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또 지하철 범죄 중 가장 많이 발생한 디지털성범죄(불법 촬영)의 예방을 위해 자치경찰과 함께 역사 내 안심거울도 확대 설치한다. 지난 2020년 잠실역·가락시장역에 안심거울 8개를 3개월 간 시범 설치해 운용한 결과, 불법촬영 건이 0건으로 확인되는 등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공사는 안심거울을 26개 역 총 60개로 확대 설치했다.
지하철 내 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수라고 공사는 당부했다. 만약 범죄행위를 목격했을 시 경찰 또는 ‘또타지하철’ 앱을 이용해 지하철보안관 호출을 요청함으로써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앱을 이용할 시에는 접속 후 ‘민원신고→성추행ㆍ불법촬영→신고’를 누르면 인근 지하철보안관에게 알릴 수 있다. 이후 보안관인 열차 위치를 확인해 출동한다.
조규주 공사 영업계획처장은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지하철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공사의 범죄 예방 대책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며 “지하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