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0.11.10 06:00:00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 3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주간 단위의 하루 평균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한 달 전 60명대 초반에서 최근 80명대 후반까지 늘어났다. 일별 신규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를 넘나들면서 지난 주에는 이틀이나 140명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1.5단계로 격상하는 기준을 충족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비단 수도권만 그런 것이 아니다. 비수도권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해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는 지난주에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수능 시험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장 수험생 각자의 막바지 시험 준비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고, 시험 당일 방역 조치와 관련해 시험장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수험생의 안전에도 신경이 쓰이지만, 만에 하나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를 초래할 만한 불상사가 일어나면 큰 혼란이 빚어지지 말란 보장이 없다.
정부는 지난주에 발표한 ‘수능 시행 원활화 대책’을 통해 모든 수험생이 안전하게 시험을 보게 하고 이번 시험이 감염원이 되지 않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시험장 책상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현장 방역 조치를 빈틈없게 하고, 전국에 100여곳의 격리시험장을 마련해 코로나 확진을 받았거나 감염의심 증상이 있는 수험생도 안심하고 시험을 볼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시험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 당연하다.
이번 시험이 원만하게 시행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험일까지 남은 3주 사이에 코로나 재유행 조짐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다. 수능은 예년에도 시험장 인근 공항의 비행기 이륙을 금지시킬 정도로 우리 사회가 중시하는 연례 시험이자 국가 대사다. 교육과 관련된 갖가지 불공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적 교육과정의 공정성을 떠받쳐주는 시험이기도 하다. 공정하고 안전한 시험 여건 조성을 위한 사전 코로나 방역 조치는 다소 지나치게 한다고 해도 우리 국민이 이해해 주고 받아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