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초선]임이자, 민노총에 쓴소리 “법 위에 군림마라”

by김미영 기자
2019.02.21 07:00:00

노동운동가로 살다 ‘비례3번’ 한국당 의원으로
당차고 옹골지게… 환노위서 맹활약
“‘김용균법, 임이자 없인 탄생 못했을 법’ 평가에 감사”
“노사 양쪽서 오해받아 후원금도 모자랐던 때도…정치 계속하겠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인터뷰[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임이자 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선 드문 이력을 가졌다. 화전민 출신 여성 노동운동가로, 안산에서 노동자로 살다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나 장외집회에서나 임 의원이 당찬 모습으로 노동현안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건 그가 27여년 노동운동하며 쌓아온 내공 덕분이다.

임 의원이 정치권에 들어온 이유는 간명하다. “(국회의원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더 크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이다.

임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27살 때부터 노동운동을 하면서 늘상 느꼈다. 대중집회하고 시위하고 파업해도 노동자를 위한 노동법 개정은 더디더라”며 “집회시위보다 국회의원 한 명의 힘이 더 세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노동계 인사들이 과거 대개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 쪽에 몸담은 것과 달리, 그가 한국당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의원은 “보수당에선 노동에 대해 잘 모르고 왜곡된 시각들이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들어가 균형 맞추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공천을 박근혜 대표가 좌우한단 말들이 많았던 때에 임 의원은 비례대표 3번을 받아, 공천과 동시에 국회 입성이 기정사실화됐다. 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일면식도 없었고 주변에 친한 분들도 없어서 저조차 깜짝 놀랐다”며 “그때 당에서 찾던 인재상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웃었다.

이렇게 임 의원은 국회의원 삶을 시작했다. 한국노총에 있던 2004년 녹색사회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패했지만 12년 뒤엔 보다 강력한 (새누리당 시절) 여당 의원으로 돌아와 특히 환노위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환노위는 20대 국회에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첨예한 이슈가 유난히 많았다.



그럼에도 새벽까지 문을 걸어잠그고 여야간사가 마주 앉는 등 우여곡절 끝에 차례로 성과를 낸 ‘모범’ 상임위이기도 하다. 임 의원은 중간에 야당이 된 한국당의 간사로 정부여당, 노사 양측을 두루 상대하면서 조정과 중재 역할을 해냈다고 자평했다.

최대 성과로 꼽는 건 지난해 연말 ‘위험의 외주화’ 방지 대책을 골자로 한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처리한 점이다. 임 의원은 “한국노총, 민주노총에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경총(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건설협회 등 다 따로 만나서 의견을 경청하고 이견을 좁혀갔다”며 “양대 노조엔 고집만 부리면 법 개정에 한 발짝도 못나간다고 설득했고, 사용자 쪽엔 ‘언제까지 노동자를 도구처럼 쓸거냐’고 호통도 쳤다”고 회고했다.

임 의원은 “노동자 희생을 막아야 하니 압박감이 심했다. 입안이 헐고 입술이 터지면서 결국 타협을 이끌어냈다”며 “노사 둘 다 100% 만족하지 못하고, 저도 섭섭함이 남지만 ‘임이자가 없었으면 이 법이 탄생했을까’ 하는 평가도 들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노동계 출신의 보수당 의원으로서 겪은 고충도 토로했다. 노사 양쪽에서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시선을 받았던 것이다. 임 의원은 “노동계에선 노동계를 버리고 보수당에 갔다고 후원을 안해주고, 사용자 측에선 노동자 편이라고 거리를 뒀는데 지금은 호의적”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 출마 의지는 확고하다. 탯줄을 묻은 경북 상주, 청춘을 오롯이 보낸 경기 안산 두 지역 모두 애착을 갖고 있는 그는 아직 최종 선택을 내리진 못했다. 임 의원은 “내게 상주는 제1, 안산은 제2의 고향”이라며 “기회가 닿는다면 고향에서 정치를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임 의원은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불참하고 있는 민주노총을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문재인정부가 빚을 많이 져서 끌려다니니 민주노총이 법 위에 군림한다. 협상 테이블에 참여도 않고, 합의안을 내면 비판하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파업하고...안하무인식 태도 버리고, 경사노위에 참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