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순원 기자
2016.09.24 10:00:00
[오은석의 부동산 재테크] 보통 경매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개 경매의 꽃이 ‘명도’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경매의 제일 종착점이자 협상에 따라 이사 비용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경매의 꽃이 ‘임장’이라고 생각한다. 명도 협상에 실패하면 강제집행이라는 법적 구제수단이 있지만, 임장에 실패하면 투자금의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단추를 잘못꿰면 마지막 단추까지 다 틀어진다. 경매 재테크의 첫 단추는 바로 ‘임장’이다. 이번에는 필자만의 임장 첫 단추 끼는 방법을 공개한다.
첫째, 호재와 악재에 대해 사전조사를 꼭 하라.
관심대상 물건에 대하여 임장을 가기 전에 반드시 인터넷이나 전화로 사전조사를 해야 한다. 시세, 세금(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관리비 등 전화로 사전 파악을 하고 임장을 하면 훨씬 수월하다. 특히 호재와 악재에 대한 사전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본인이 입찰하고자 하는 지역의 호재 및 악재를 파악하지도 않고 접근하는 것은 단순히 ‘경매’를 통해 건물을 시세보다 싸게 낙찰받는다는 의미만 있을 뿐이지 경매 ‘재테크’를 한다고는 볼 수 없다.
인터넷 신문, 인터넷 칼럼, 시·구·읍·면 사무소 홈페이지, 국토해양부 홈페이지, 지구당 홈페이지 등에 방문해서 해당 지역의 호재를 정리한 후 그런 호재 등이 자신이 입찰하고자 하는 물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부동산에 가서 반드시 확인해 봐야한다.
만약 사전조사가 없다면 부동산에 가서도 폭넓은 대화를 하기 힘들다. 또 기본적인 호재에 대한 지식도 없다 보니 자신의 판단보다는 공인중개사의 말에 현혹되어 정확한 호재 조사가 힘들게 된다. 많은 사전 조사와 폭넓은 대화를 통해 부동산의 흐름이나 정책 방향, 시장의 흡수 정도를 직접 현장에서 공부할 수 있으며, 그러한 경험이 하나씩 쌓여 부동산을 보는 혜안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한편 악재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악재가 발견되었을 경우, 입찰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악재가 언제 사라질지 그 시기를 임장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매 물건 인근에 군부대, 쓰레기 소각장, 구치소 등이 있을 경우, ‘여기는 살기에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이렇게 시작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쓰레기 소각장이 언제 매립되는지, 군부대나 구치소가 언제 이전하는지 등을 임장을 통해 꼼꼼히 체크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또 교통요건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주거가 밀집되어 있으면 언젠가는 경전철, 버스노선 증설, 도로 개설 등의 교통 호재가 예상되는 지역이기에 더욱더 꼼꼼히 임장을 해야 한다. 악재로 보이더라도 그 악재가 없어지는 건 상대적으로 큰 호재이기 때문에 악재에 대한 분석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둘째, 대중교통을 이용하라.
임장을 할 때는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야 버스 및 지하철 등에서 해당 물건지 까지 어느 정도 소요되고, 인근에 주택이나 상업시설, 관공서 등이 어떻게 배치되어 잇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임장을 쉽게 하려고 하면 그만큼 놓치는 부분도 많아진다. 임장을 최대한 어렵고 힘들게 해야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임장을 할 때 경매 물건지로 바로 가지 않는다. 경매 물건지에서 100~500m 정도 떨어진 부동산을 먼저 방문한다. 그리고 그 지역의 괜찮은 물건을 추천 받는다.
그러면서 그 지역에 대한 호재 및 악재를 파악한다. 어느 정도 대화가 무르익어 갈때 쯤 입찰하고자 하는 경매 물건의 인근지에 대해서 슬쩍 물어본다.
그럼 경매 물건 근처에서 들을 수 없는 얘기를 조금 떨어진 부동산에서는 들을 수 있다. 부동산 운영상 자신이 소재지로 하고 있는 지역의 물건에 대해서는 각종 호재와 장점을 부각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지역에 있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단점을 지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고 나면 객관적인 부동산의 가치 판단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반드시 인근지에서 목적지 순으로 임장을 한다.
지방 물건을 임장할 때 역시 자가용을 타지 않는다. 대신 시나 군까지는 버스나 기차를 타고, 시나 군 내에서는 콜택시를 이용해 목적지로 향한다.
자가용을 타고 가면 운전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것을 할 수 없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동 중에도 임장 순서나 쟁점사항 접근방법 등을 정리할 수 있고 주위도 둘러볼 수 있어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 하나, 콜택시를 이용하면 해당 지역에 대해 기사님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운 좋게 토박이 택시 기사님을 만나게 되면 이장이나 면장 댁이 어디에 있고 이 지역의 유지가 누구이며, 외지 사람들이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이 어디인지 등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상당히 많이 얻을 수 있다.
셋째, 시세 파악에 목숨 걸어라.
초보자가 임장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시세를 잘못 파악하는 것이다. 빌라는 평형대, 입지조건, 노후도, 대지 지분, 개발지에 포함 여부 등등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많아 어설프게 임장을 하면 원하는 답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급적 여러 부동산을 방문해야 하며, 실제 거주하는 지역민들과의 인터뷰도 빠뜨려서는 안 된다. 시세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을 경우에는 부동산에 연락하거나 방문해 경매로 나온 빌라의 다른 층의 소유자라고 착한(?) 거짓말을 해서라도 어느 정도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아파트의 경우 같은 단지 내에 있더라도 동별 방향, 층수, 위치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총 15층짜리 아파트에서 남향에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한 동의 8층이 경매 물건으로 나왔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와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지 동향에 교통이 불편한 동의 1층 물건과 매매가를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부동산을 방문하여 시세를 파악할 때도 공인중개사의 말을 100% 신뢰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만약 다른 고객으로부터 같은 경매 물건을 매수 대리한 부동산에 당신이 방문했다고 하자. 같은 경쟁 상대인 당신의 질문에 공인중개사가 과연 성의 있게 대답을 하겠는가? 그런 답변을 신뢰하고 입찰가를 산정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겠는가? 바로 당신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그 지역 물건에 대해서 거래를 안 해봐서 잘 모르겠다거나 요즘 거래가 뜸해서 가격이 얼마에 책정되었는지 알기 어렵다고 답해 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계획적으로 입찰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경우도 많다.
시세를 조사할 때에는 형식적으로만 조사하지 말고, 스스로 확신이 설 때까지 여러 부동산을 다니며 서로 대조하고 비교하면서 체크해야한다.
부동산 임장을 할 때 위 세 가지만 철저히 지켜도,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지금부터 실천해 보길 바란다.
▶ 오은석 ‘나는 월세받는 직장인이 되기로 했다’의 저자로서 ‘북극성주’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19년차 부동산 실전투자 고수다. 다음 카페 ‘북극성’을 통해 6만 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투자 노하우를 전파하며 멘티들이 시행착오 없이 투자하고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를 따라 투자를 시작한 멘티 중 상당수는 현재 부동산 투자 분야의 유명한 실전 고수로 성장하여 후배들의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