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에 잇따라 흑구렁이 등 뱀 출몰… 왜?
by뉴시스 기자
2012.07.08 12:31:30
【서울=뉴시스】 최근 일주일 사이 서울 양천구 신월6동에서 잇따라 뱀이 출몰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신월6동의 한 단독주택에 사는 가정주부 A(66·여)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8시께 자신의 집 주방 창틀에서 1m가 넘는 뱀 한마리를 발견했다.
A씨는 이 동네에서 7년을 살았지만 집 안으로 뱀이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동네에서 가끔 뱀이 출몰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어린 아이 팔뚝 굵기의 뱀을 실제로 보니 눈 앞이 아찔했다.
A씨는 즉시 소방서에 신고했고 119구급대는 곧 뱀을 생포해갔지만 뱀 출몰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같은날 오전 9시30분께 주방에서, 오전 11시께는 화장실에서 뱀이 발견됐다. 두 번째 뱀은 재차 출동한 구급대가 생포해 갔지만 세 번째 뱀은 화장실 하수도로 기어들어갔다.
사라진 뱀은 6일 하수도에서 갑자기 튀어나왔다. 소스라치게 놀란 A씨는 소방서에 신고했지만 구급대가 도착했을때 뱀은 이미 도망간 뒤였다.
A씨는 “물이 내려가지 않아 하수도를 쑤셔보던 중 갑자기 뱀이 튀어나왔다”며 “얼마나 놀랐는지 두세시간 동안 가슴이 벌렁거려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신월6동에서는 이처럼 뱀 출물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소방당국에 의해 생포된 뱀은 7마리로 60cm에서 2m 정도의 크기였다.
서울 양천소방서는 지난달 30일 A씨의 집 인근에서 모두 4마리의 뱀을 잡았다. 이후 이달 2일, 3일, 5일에도 각각 1마리씩의 뱀을 생포했다.
양천소방서 관계자는 “신월 6동 주택가 반경 100m 내에서 집중적으로 뱀이 출몰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몇 번 뱀 신고가 들어온 적은 있지만 이렇게 많은 뱀이 한꺼번에 나타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m 이상의 정도 크기의 뱀이 도심에서 자라기는 힘들다”면서 “이 지역에서 누군가 뱀을 대량으로 갖고 있다가 놓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천구청은 소방서로부터 생포한 뱀 7마리를 넘겨받아 5마리는 경기 부천시 지양산에 방사했으며, 멸종 위기종인 흑구렁이 등 2마리는 서울대공원에 인계했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인계된 뱀은 멸종 위기종인 흑구렁이 1마리와 능구렁이 1마리였다.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씨에 뱀들이 주택가에 자주 출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대공원 이상임 사육사는 “비가 오는 날 개구리와 같은 먹이들이 많아 뱀들이 많이 나온다”며 “구렁이의 경우에는 독이 없고 사람을 무서워해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사육사는 “오히려 뱀을 잡으려고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뱀을 발견하면 잡으려고 하지 말고 즉시 소방서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