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하락에 울상짓는 집주인 역전세 지원 대출로 부담 던다
by조선일보 기자
2009.02.24 08:39:00
역전세 대출, 시가 9억원 이하 가구주 대상 세입자 스스로 가입하는 전세금 보장보험
[조선일보 제공]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전세계약이 끝난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집주인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경기침체 여파로 전세금이 떨어짐에 따라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금 하락분을 한번에 목돈으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유자금이 없어 애를 먹는 집주인이라면, 최근 은행들이 선보이는 '역전세 지원 대출'을 활용하면 부담을 덜 수 있다. 정부 산하 주택금융공사의 '임대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를 활용해, 은행들은 향후 1년간 한시적으로 이 상품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금리, 수수료 등의 부대조건이 은행별로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미리 꼼꼼히 체크해 보는 게 좋다.
현재 신한·우리·기업은행에서 판매 중인 역전세 대출 상품은 면적과 상관없이 시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소유한 가구주가 대상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주택도 가능하다.
보증 한도는 전세 1건당 보증금의 30%이고, 1인당 총 1억원(주택당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예컨대 3채를 전세 놓은 집주인이 1억원을 대출받아 임차인 3명에게 각각 3000만~4000만원씩 돌려줄 수 있다.
대출 기간은 2년이지만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단 보증 금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해 해당 주택에 근저당권이 설정된다. 예컨대 집주인이 4000만원을 빌린다면 3000만원을 초과하는 1000만원 부분에 대해 은행에서 근저당(대출금의 120%)을 설정하는 것이다.
보증 수수료율을 별도로 내야 하는데 가구주의 신용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신한은행의 경우 연 0.5~0.7%이며, 연납·일시납 등의 형태로 내면 된다. 금리 체계는 은행별로 다르다. 신한은행에선 3개월, 6개월, 1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3개월 기준시 최저 연 4.83%(20일 기준) 수준이다.
장현식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과장은 "하루에 문의 전화만 100여통 넘게 걸려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에서 선택 가능하고, 금리는 17일 기준 각각 연 4.79%, 연 4.69% 수준이다. 단골고객에겐 최대 0.3%포인트 금리를 깎아준다. 중도상환수수료는 1년 이내 상환시 0.3%, 2년 이내 상환시 0.1%이며, 대출을 받고 새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어 상환하면 50% 감면해 준다.
대출금은 집주인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집주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세입자 계좌로 입금된다. 집주인은 임대차계약서 사본 등을 갖고 은행을 방문해 대출 신청을 하면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심사를 거쳐 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돈을 빌릴 수 있다. 3000만원이 넘는 대출은 인감증명서와 등기권리증을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임차기간 만기시 집주인으로부터 받아야 할 전세보증금을 보호받기 위해 세입자 스스로 가입하는 '전세금 보장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세금 보장보험은 현재 서울보증보험에서 팔고 있는데, 임차기간에 해당 주택이 경매되거나 혹은 계약이 해지된 후 30일이 지났는데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 보험사가 세입자에게 먼저 보증금을 지급한다. 그 다음 보험사가 세입자를 대신해서 집주인을 상대로 보증금을 돌려받는 식이다. 보험 가입시 반드시 집주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아파트 거주자는 임차보증금 전액을 한도로 해서 가입할 수 있지만,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은 전세보증금의 70% 이내 금액으로만 가입 가능하다. 또 전셋집에 근저당이나 선순위 채권 등이 매매 하한가의 50%(아파트), 30%(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 이내로 잡혀 있어야 한다.
보험요율은 아파트의 경우 연 0.375%로, 전세보증금 1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연 37만5000원 수준이다. 2년간 전세 계약했다면 75만원을 일시불로 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