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01.07.21 15:32:26
[edaily] 노트북의 뒤를 잇는 모바일(mobile) 컴퓨터 개념으로 각광받고 있는 PDA(개인용휴대단말기)를 이용한 새로운 주식 트레이딩 시장의 선점을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서서히 불붙고 있다.
KGI증권과 한화, 굿모닝증권이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오는 9월부터 SK증권을 비롯한 5개 증권사 컨소시엄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실시키로 하는 등 중형사들을 중심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시장에 뛰어드는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입지를 확실히하고 있는 대형사나 투자여력이 크지 않은 소형사에 비해 시장점유율 "판도변화"의 계기로 PDA시장을 인식하고 있는 중형 증권사와 수익 극대화를 노린 대형 통신망 사업자의 니즈(needs)가 부합되면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PDA를 이용한 주식 트레이딩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머지 않은 시일 내에 기존 온라인 트레이딩중 상당 부분을 잠식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황= 현재 PDA단말기를 통해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증권사는 KGI와 한화, 굿모닝증권 등 3개사에 불과하지만 SK와 동양 한화 신한 교보 등 5개 증권사 컨소시엄이 조회 서비스에 이어 오는 9월부터 매매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KGI는 알렉스테크놀러지사와 공동으로 PDA전용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해 서비스에 들어갔지만 단말기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 보급율이 높지 않는 수준이다. 또 한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세스(micess)의 경우 단말기 성능 탓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거래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들 중형사에 이어 대형사 중에서는 대신증권이 관계사인 대신정보통신과 함께 PDA서비스 참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현재 증권사들이 PDA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세 조회와 매매 주문에 불과한 상황이지만 SK 등 5개사 컨소시엄의 경우 각종 차트와 개인자산관리(PFM)서비스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걸림돌= 이처럼 증권사들이 활발하게 PDA서비스에 뛰어들고 있지만 무엇보다 단말기 보급과 범용성있는 트레이딩 시스템 개발, 보안 강화 등 보편화를 위한 과제도 안고 있다.
우선 평균 40만원을 상회하는 단말기를 어떻게 보편화시킬 수 있을 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PDA보급대수는 5만대 수준에 불과한 상태로 새로운 정보통신매체에 호기심이 많고 거부감이 없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보급되고 있는 형편이다.
주식 트레이딩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단말기를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SK텔레콤과 한통프리텔 등 통신망 사업자들이 과거 휴대폰의 경우처럼 보조금 지급을 통해 연내 15만대 이상 PDA를 보급한다는 계획이어서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또 WinCE나 Palm, 국내 셀빅(celvic) 등 다양한 오퍼레이팅 시스템(operating system)을 아우르는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주요 현안이다. 이 또한 SK 등 5개사 컨소시엄이 이미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해결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이 권고하고 있는 128비트(bit)의 보안모듈을 보편화하는 것도 금융거래의 속성상 필수적이다. 현재 PDA의 경우 64비트가 일반적이고 128비트의 경우 초기 단계라 이에 대한 강화도 곧 해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 이같은 다양한 과제에도 불구하고 참여 업체들은 향후 전체 주식거래의 70%에 이르는 온라인 트레이딩중 최대 20~30%까지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VD 등 차세대 기기들이 빠른 시간내에 단말기 가격 하락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인데다 증권을 이용한 부가가치 창출을 노리는 통신망 사업자들의 행보도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다.
또 조만간 무선 인터넷에 대한 패킷요금제 적용으로 서비스 이용료가 낮아질 전망이고 과거 온라인 트레이딩의 전례없는 급성장도 PDA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곧 IS95C망을 갖춰 인터넷 접속속도가 144K로 늘어나 기존 PC에 비해 손색이 없어질 것이고 에어포스트 등 10만명이 넘는 무선 단말기 사용자들도 흡수할 경우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일본에서는 전체 주식거래의 25%, 미국에서는 30% 가까이를 PDA서비스가 차지하고 있어 국내 시장도 이 정도 수준까지 늘어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전망했다.
결국 현재로선 중형사 위주로 PDA 시장선점을 다투고 있지만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되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대형 증권사들까지 대거 참여해 다시 한번 온라인 트레이딩 시장의 "한판 승부"가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