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뜨거워진 바다…적조·해파리·산소부족물덩어리 ↑

by김유성 기자
2024.08.17 11:12:18

한반도 해역 온도 27~29도, 평년보다 2~3도 높아
해수온 상승에 따른 자연재해 발생 빈도 상승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상 고온이 계속되면서 전국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고수온 여파로 해파리, 적조, 산소부족 물덩어리 등 자연재해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17일 국립수산과학원의 예보·속보에 따르면 16일 기준 한반도 전역 해역 수온은 대체로 27~29도를 가리키고 있다. 서해안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28~29도를 기록 중이다. 평년 수온과 비교하면 2~3도 가량 높은 수준이다.

16일 기준 한반도 해수변 온도. (자료 출처 : 국립수산과학원)
해수온 상승에 따라 적조, 해파리 유입 등 자연재해 특보도 예년보다 자주 발령되는 상황이다. 지난 9일에는 전라남도 동부 남해 앞바다와 득량만 2개 해역에 적조주의보를 발령했다. 경남 서부 남해 앞바다와 거제 중부 앞바다에는 적조주의보 전단계인 예비특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해파리도 급증했다. 지난달에는 부산과 울산, 경북, 강원, 전남 해역에서 주의 특보가 발령됐다. 올해 중국에서 국내 연안으로 유입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바다 1ha(1만㎡)당 108마리로 관찰됐다. 관찰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최다다.

수온 상승에 따른 인근 해역 양식업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 때문이다. 지난 6일 국립수산과학원은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관측돼 수산 양식생물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용존산소 농도가 3 ㎎/L 이하인 물덩어리다. 어패류의 호흡활동을 방해하여 수산피해를 유발한다. 해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할 때 형성된다.

수과원은 지난 5일 수산과학조사선을 이용한 현장관측을 통해 천수만 북부해역 저층에서 용존산소 농도 1.99 mg/L인 산소부족 물덩어리를 관측하였다.

천수만의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2018년 이후 6년만에 발생한 것으로, 7월부터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표층과 저층 사이의 성층(수온약층)이 강해지면서 표층과 저층의 해수가 서로 잘 섞이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올여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더위와 많은 강우가 전망되고 있어 천수만의 산소부족 물덩어리도 강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발생 범위와 강도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속보를 신속히 제공하여 어업인들이 피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