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국가, 미래성장성 높아…호혜적 협력위해 인식개선 필요"

by최영지 기자
2022.11.09 06:50:00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특별기획>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인터뷰
지난해 한-아세안 교역량, 1770억달러 달성..역대 최고치
"아세안, 내수시장 공략·신산업 협력 기회 많아"
"동등한 파트너 돼야…한국만의 차별화 전략될 것"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국가들은 젊고 역동적인 데다 핀테크 등 신산업 발전속도가 매우 빨라 우리나라와의 협력 기회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겁니다. 경제협력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선 서로 동등한 파트너라는 인식을 정립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이 지난 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아세안센터)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한·아세안센터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장은 그간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협력 성과를 두고 “지난해 한-아세안 교역량은 역대 최고치인 1770억달러를 달성했고 이는 중국에 이어 2위”라며 “투자금액의 경우 89억달러를 기록해 아세안은 한국의 3번째 투자대상지로서 긴밀한 경제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기존 아세안 및 회원국과의 FTA도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무역투자 협력모델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도 했다.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는 아세안 10개 회원국(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과 직접 소통하며 △투자촉진 △교역증대 △문화·인적교류 확대 △관광활성화 등을 위한 사업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김 총장은 아세안 국가들 중 베트남을 세계 최대의 제조업 허브라고 평가했다. 베트남 내 교역·투자 증가가 한-아세안 교역량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아세안 전체 인구는 현재 6억6000명 상당으로, 이중 35세 미만 연령이 60%를 차지해 매우 젊고 역동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중산층도 늘고 있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생산기지뿐 아니라 내수시장을 공략하기에도 좋은 기회”라고 했다. 또 “이제는 제조업뿐 아니라 핀테크(금융기술) 등 신산업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 분야는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여서 앞으로 얼마든지 협력 기회가 많다”고 진단했다.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사진=한·아세안센터)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과의 장기적인 협력을 위해선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인식 개선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김 총장은 “(아세안 국가는) 우리나라가 갖지 못한 자원, 잠재력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더이상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지역으로 인식할 게 아니라 동등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혜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중국과 일본 등 이미 아세안 내 기득권을 형성하고 있는 국가들로부터 우리만의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우리 기업과 정부도 이를 이미 인식하고 상생을 실천 중”이라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은 아세안에 대형 생산기지를 설립 시 연구센터도 설립해 상호 기술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연내 하노이에 연구개발(R&D) 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도 인도네시아에 생산 공장 및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 기술지원을 위한 R&D 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그는 향후 아세안 국가로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국가별 맞춤 기업활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아세안 국가 내 한류 콘텐츠의 파급력을 기반으로 우리의 호감도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김 총장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일방적인 한국 문화 전달이 아니라 양측 간 쌍방향 교류가 활성화돼야 하고 정부도 이에 착안해 공공 외교를 진행 중”이라며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년들이 우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아세안센터는 주한 아세안 유학생들로 구성된 주한 아세안 청년 네트워크를 토대로 이 학생들이 아세안 국가와 한국을 긴밀하게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게끔 지원하고 있다. 김 총장은 “그간 한-아세안 경제 관계 발전이 베트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아세안 국가와도 균형적으로 협력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