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숟가락에 입맛 당겨”…1인가구 따라 커지는 ‘소스 시장’

by이윤화 기자
2019.01.16 06:40:00

국내 소스 시장 지난해 1000억원대로 성장
1~2인 가구 중심으로 ‘매운맛’ 소스 인기
삼양식품·팔도 등 용기형 간편 소스 출시

삼양식품이 지난해 말 선보인 붉닭 소스 (사진=삼양식품)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배달 음식도 편의점 도시락도 이제 지겨워 간단하게 해먹는데 매운 소스 하나면 면 요리부터 볶음밥까지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어서 좋다.”

자취 3년차 회사원 김현정(32)씨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소스’를 자취 요리 필수품이라 소개했다. 한 숟가락이면 밥이나 면·국물 요리에까지 활용할 수 있고 소금, 설탕 같은 기본 조미료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1~2인 가구,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간편하게 맛을 낼 수 있는 소스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2조1356억원 규모이던 국내 소스류 생산액은 2017년 기준 16.9% 증가한 2조4965억원까지 성장했다. 소스 소매시장 규모 역시 2014년 880억원, 2016년 990억원, 지난해 1000억원으로 커졌다.

특히 매운 맛을 내는 칠리, 고추장 베이스 소스 구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0~2011년까지는 케첩과 마요네즈 판매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했지만 2012년부터는 중화·일식·동남아 소스를 비롯해 칠리·살사소스 등의 기타 소스류 구매 비율이 높아졌다. 가구당 연평균 구매액은 2010년 약 4700원에서 2017년 9700원으로 늘었다.

이런 소비 패턴 변화에 발맞춰 식품업계에서는 간편 소스를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2월 불닭볶음면에 포함돼 있는 ‘불닭소스’를 별도 용기 제품으로 출시했다. 지난 2017년 한정판으로 선보인 이후 품절대란을 겪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다.



불닭소스는 불닭 특유의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매운맛을 강화하고 단맛을 더해 감칠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팔도비빔장 시그니처.(사진=팔도)
팔도 역시 최근 ‘만능비빔장’을 튜브형 용기에 담은 ‘팔도비빔장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2017년 9월 처음 출시한 만능비빔장은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600만개를 넘어섰다.

팔도비빔장 시그니처 제품은 기존 파우치 형에서 용량 조절이 쉽고 휴대가 편리하도록 개량한 것이 특징이다. 팔도비빔면 액상스프에 마늘과 홍고추, 사과과즙, 양파 등을 더해 기존 소스 보다 감칠맛을 살렸다.

베트남 쌀국수 프랜차이즈 ‘포메인’ 역시 소비자들의 요청을 반영해 지난 2일 전용 소스인 포메인 칠리소스와 포메인 해선장 소스 2종을 출시했다. 포메인 소스는 쌀국수 외에 볶음밥 양념, 튀김 요리의 디핑소스, 토핑소스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매운 소스는 국내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K푸드’를 대표하는 맛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유튜브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붉닭볶음면 등 ‘매운 음식 챌린지(도전)’가 유행하면서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미국 LA지역 한인 2세들이 2017년 설립한 케이팝 푸드(KPOP Foods)에서 출시한 고추장 베이스의 ‘케이팝 소스’는 아마존에서 3개월 연속 칠리소스 부분 최다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포메인 칠리소스와 해선장 소스.(사진=포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