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대신 해외로" 늘어나는 여행객

by경계영 기자
2016.09.16 09:00:00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9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결혼 2년차인 직장인 A(30·여)씨는 이번 추석연휴에 경기 분당에 있는 시댁 대신 인천공항을 찾았다. 12~13일 이틀 휴가를 내고 주말까지 붙여 크로아티아로 떠나기 위해서다.

A씨는 “거의 주말마다 시댁에 찾아뵈는데 명절이라고 다를 게 없다”며 “시부모님도 추석 연휴에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이라 마음 편하게 여행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족 고유 명절인 추석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고향을 찾아 성묘하거나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송편을 빚는 것이 아니라 연휴를 이용해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추석이 있었던 9월 내국인의 출국자 수는 지난해 기준 151만1657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같은달 대비 증가율이 2013년 12.8%로 두자릿수대로 올라선 이후 2014년 10.5%, 2015년 14.4%로 점차 상승 추세에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추석연휴가 대체공휴일인 9월29일까지 말경에 몰려있어 10월 출국자 수도 전년동월비 21.2% 늘기도 했다.



해외를 찾는 여행객이 늘면서 해외에서 쓰는 돈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내국인의 해외 소비 규모를 알 수 있는 국제수지 내 일반여행지급 항목을 보면 지난해 9월 16억1000만달러, 10월 19억5000만달러로 전년비 6.2% 늘었다. 2012년 이후 출국자 수 증가세와 맞물려 해외 소비도 9월 기준 2012년 8.1%, 2013년 13.5%, 2014년 9.3% 증가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명절 연휴가 길어지다보면 출국자 수도 늘고 여행지급 규모도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추석에도 해외 여행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추석연휴 특별교통 대책기간’ 교통수요를 설문조사한 결과 예상 출국자 수는 61만명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기준 10만2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13.9% 늘어난 수준이다.

이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저비용(LCC) 항공사, 저가 숙소 등이 많아져 해외여행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고향을 찾는 문화가 사라지고 연휴를 맞아 떠나려는 해외여행족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