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의 증시브리핑]현대차의 실적발표

by김인경 기자
2015.01.22 07:45:3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승부의 세계’에서 아무도 2등은 기억해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 세계는 다르다. 1등 못지않게 힘있는 2등도 있는가 하면, 1등보다 눈길을 끄는 2등도 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1등과 달리 도전의식이 있는 2등을 부각한 마케팅도 왕왕 나오고 있다.

현대차(005380) 역시 코스피의 든든한 2등주다.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 제품과 견주어 밀리지 않는 경쟁력으로 해외시장에 우뚝 섰고 시가총액 역시 37조7774억원(20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함께 코스피를 이끄는 ‘전차’를 맡고 있다.

지난해 잠시 SK하이닉스에 2등주를 내주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현대차의 비중과 중요성을 얕잡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오늘 오후 2시께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이미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대형수출주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적만큼이나 배당 규모에도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을 내건 바 있다. 2013년 기말 배당금이 1주당(보통주 기준) 1950원이었지만 오늘 발표될 2014년 기말 배당금은 3000~4000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배당 규모가 커질수록 코스피의 투자심리 또한 개선될 수 있다.

다만 이 모든 것이 현대차의 실적이 최소한 시장 기대치를 만족시킬 경우에 가능한 일이다. 브라질 헤알화나 러시아 루블화의 폭락이 현대차의 실적에 힘을 뺀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행히 대외적 분위기는 좋다. 간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회가 매월 500억유로의 채권 매입을 최소 1년 이상 투입하겠다고 제안한 것이 알려졌다. 1년 6000억유로로 시장기대치(5000억유로)를 웃도는 수준이다.

환율 시장의 움직임이야 잠시 불안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만큼, 우리 증시에는 호재다. 이미 간밤 뉴욕증시 역시 다우존스지수가 전거래일보다 0.22% 오르는 가운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도 상승했다.

내내 덜컹대던 현대차의 행보가 오늘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조금이나마 순탄해졌으면 한다. 또 유럽발 훈풍을 코스피에 전달할 수 있는, 덩칫값 하는 2등주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