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연합뉴스 기자
2014.01.04 10:51:51
(시카고=연합뉴스) 미국 시카고 일원에 최대 18인치(약 46cm)의 눈이 내려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사우스웨스트항공 소속 16대의 여객기가 승객을 태운 채 3시간 이상 활주로에 고립되는 일이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남부 미드웨이공항에 취항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중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연방 교통당국으로부터 ‘활주로 지체 규제안’(tarmac delay rule) 위반에 따른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시카고 일원에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계속된 폭설의 영향으로 2일 오후부터 3일 오전까지 모두 16대의 자사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들을 3∼4시간 활주로에 머물게 했다.
미국 교통부는 지난 2011년 ‘활주로 지체 규제안’을 마련하고 국내선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3시간 이상 지체할 경우 항공사에 막대한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빌 모슬리 미국 교통부 대변인은 “이번 상황의 특수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규제 위반 가능성이 있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전·보안·항공교통관제 상의 문제에 따른 지체일 경우 처벌 예외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폭설 등 기상 조건 하나만으로는 예외를 인정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드웨이공항 일대 적설량은 12인치(약 30.5cm). 사우스웨스트항공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이륙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착륙 항공기를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샌디에이고에서 시카고를 찾은 여행객 데니스 갈리나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은 45분마다 탑승객들에게 지연 상황을 알렸다. 그러나 게이트로 들어가는 데까지 4시간이 걸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카고에서 플로리다로 가려던 켈리 포로스티엑은 “출발 시각이 계속 뒤로 밀리다가 결국 취소됐다. 공항에서 20시간째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2일 하루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약 300편, 시카고 남부 미드웨이공항에서 약 120편 등 총 420편의 항공 운항이 취소됐다. 이번 폭설은 미국 북동부 전역에 영향을 미쳐 전국적인 항공편 취소 사례는 총 2천여 편에 달한다.
시카고 일원에는 2일 밤 눈이 그쳤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은 3일 정오가 지나서야 미드웨이공항에서 운행을 재개했다.
abc방송은 “이 때문에 대다수 이용객이 여행 일정을 변경하거나 포기해야 했으며 공항은 큰 혼잡을 이뤘다”면서 “미드웨스트공항의 이착륙 지연은 3일 오후 늦게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