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지원.."근본 대책 아니나 단기적으로 긍정적"-KDB

by함정선 기자
2013.07.09 08:32:03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KDB대우증권은 정부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이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미흡하나 기업 자금난 완화와 회사채 시장 안정화에는 기여할 것으로 9일 평가했다.

김민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은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회사채 유동성 공급과 양극화 현상 완화 등 대책이 연내 시행되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8일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의 회사채를 산업은행이 인수하고 이를 신용보증기금과 채권은행, 금투업계 등에 매각하는 내용의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기업의 회사채 80%를 인수하고, 신보의 보증을 거쳐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한다. 회사채 인수 금액은 약 4조원 수준이며, 총 6조4000억원 규모의 P-CBO가 발행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회사채 정상화 방안의 핵심이 P-CBO의 확대 개편이라고 봤다. 그는 “이미 건설사들은 신용보증기금의 P-CBO를 통해 유동성 지원을 받고 있다”며 “이번 방안에 따라 조선과 해운 등 취약업종 회사채도 P-CBO 편입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정부의 회사채 지원을 받는 기업에 대해서는 “신용경색이 우려되는 A급 이하 회사채가 유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이번 방안은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통제하고 시장참여자 확대를 통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원기업의 회사채 중 80%는 산은이 인수하고 나머지 20%는 발행기업이 자체 상황한다”며 “이를 통해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일정 수준 통제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산은이 인수한 회사채는 채권은행과 신보, 일반투자자 등에 매각돼 참여자가 확대되는 것으로 위험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실제 회사채 만기도래규모를 고려하면 지원 효과가 제한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 조선, 해운 등 경기순응업종 기업의 펀더멘털은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과 차입금 감축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정상화 방안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그는 “연내 건설, 조선, 해운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4조원”이라며 “회사채 지원 대상 요건이 내년 만기도래분까지임을 고려하면 지원 규모가 여유롭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