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으로 여윳돈 안전하게 굴려

by이현정 기자
2013.03.21 08:30:08

지역별 슈퍼리치 재테크 전략 ④평창동
인맥 활용해 수익형부동산·고금리금융상품 적극 투자
배당 기대한 주식투자에도 '관심'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서울 종로구 평창동은 1970년대 중반 북한산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살린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주거 타운이 형성됐다. 이후 기업가나 교수,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한 부호들이 이 지역을 선호하면서 전통적인 부촉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부유층의 생활상을 담은 드라마에 절대 빠지지 않는 ‘사모님 댁’은 대부분 평창동을 상징한다.

지난주 평창동 하나은행 골드클럽 PB센터에서 만난 70대 노년여성. 언뜻 봐도 수십억 원의 투자를 고민하는 ‘평창동 사모님’이다. 이 노인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한 시간 넘게 상담받고 있었다. 최근 같은 동네모임에 나가는 한 부부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괜찮은 매물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하는 참이었다. 작년부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정기예금에 묵혀 뒀던 여유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면 어떤지도 물었다. 이 노인은 골똘히 고민하다 다음에 다시 와서 결정하겠다며 저녁 무렵이 다 되어서야 PB센터를 빠져나갔다.

현권수 하나은행 평창동 골드클럽 센터장은 20일 “안정적인 임대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과 원금보장형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십 년간 평창동 고액자산가들의 재테크 수단 1순위는 부동산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화로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평창동 부자들만의 남다른 재산 불리기 노하우가 절실해진 것이다.

현 센터장은 “부동산 투기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정기예금에만 묻어두는 것도 싫어해 확정 고금리 금융상품이나 안정적인 임대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많이 찾는다”며 “하지만 적합한 매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원금보장형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기준이 지난해 4000만 원에서 올해 2000만 원 이상으로 강화되면서 비과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강남 부자들처럼 혈안이 되어 있진 않다.

현 센터장은 “고객 대부분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이고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상품을 선호하는 분위기지만 무리수를 두어가면서까지 피하려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평창동 부자들은 기본적으로 일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70세 중반 은퇴한 의사가 보유한 금융자산은 대부분 병원을 처분하면서 생긴 자금이지만 자녀 교육·유학·결혼자금과 기본적인 노후자금은 평생 일을 통해서 번 돈으로 마련했다는 말이다. 부동산으로 축적된 부는 부차적이다. 이들은 평균 50억~5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 평창동 PB센터 고객은 이러한 사업가들의 배우자다. 배우자의 ‘안정적인 부와 소득’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진 ‘평창동 사모님’들의 금융자산은 순수한 투자 여유 자금이다.

이들은 대부분 장기거주자이며, 지역기반 네트워크와 함께 튼튼한 개인적인 인맥을 가지고 있다. 현 센터장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고급 정보를 얻고 거래 중인 2~3개 금융기관에 분산 예치하면서 투자 상황을 수시로 점검한다”며 “거래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또 다른 금융기관이나 개인적 인맥을 통해 확인하는 등 ‘크로스체킹(Cross-checking)’을 필수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현 센터장은 저금리 기조가 고착되는 저성장시대에 주식투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투자로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의 배당금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주식시장에 기회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주식형펀드 등 자산 일부를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인기가 높아진 인컴펀드도 알고 보면 고금리채권, 고배당이 기대되는 수익형 부동산과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라며 “우리나라 부자들도 선진국처럼 저금리시대 배당성향과 배당전망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했으며 이미 국내증시도 서서히 방향을 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키포인트-수익형 부동산/배당투자/종합과세는 무덤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