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情 오는情]얇아진 지갑, 실속 챙긴다
by이학선 기자
2012.09.20 08:54:19
백화점, 10만원 안팎 선물 2배 늘려
대형마트, 5만원 미만 알뜰상품 위주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올해 추석에 경북 문경의 시댁을 찾을 예정인 워킹맘 변 모(33)씨는 백화점에서 9만원짜리 굴비세트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비싼 선물을 사기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않았고 너무 저렴한 걸 고르면 성의없어 보일까 걱정해 내린 결정이다.
유통업계도 변 씨와 같은 소비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올해 추석선물을 실속과 알뜰 상품 위주로 준비했다. 백화점은 10만원 안팎의 선물을 주력으로 내걸었고 대형마트는 5만원 미만의 중저가 상품을 대거 선보였다. 얇아진 지갑 탓에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예년처럼 크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 롯데백화점이 선보인 한우 알뜰세트. 가격은 13만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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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명절 인기상품인 한우 상품을 늘렸다.
몸통에 칡넝쿨 같은 무늬 때문에 ‘칡소’로 불리는 전통한우인 ‘울릉칡소’와 강원·경기·경상도의 인증된 한우만을 모아 만든 ‘친환경 명품 8도 한우세트’를 한정 판매하는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확대했다.
특히 한우 대중화 추세에 맞춰 10만원대 실속형 한우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카탈로그에서 소개하는 실속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정육, 과일, 생선, 야채 등 5만~10만원대의 실속형 선물세트를 모아놓은 ‘동고동락’ 페이지를 새로 만들고, 소개하는 품목도 10개에서 30개로 늘렸다.
또 각 점포 특설매장에 비치한 쿠폰북을 가져온 고객에게는 최대 3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식약청 인증을 받은 현대백화점 직영 굴비 가공장에서 제조한 굴비세트(20마리) 가격은 9만원이다.
| 신세계 상주곶감. 건조 후 급속 냉동시켜 쫄깃하고 당도가 우수하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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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10만원 전후의 선물세트를 작년의 2배 수준으로 늘렸다. 사전예약판매 기간 중 10만원 미만 상품의 판매비중이 작년 44%에서 올해 70%로 늘어나는 등 실속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을 감안했다.
‘상주곶감’(40개) 6만원, ‘행복한우’(3.2kg)와 ‘참굴비 특선’(20마리)는 각각 10만원, ‘신세계 은갈치’(4~5마리) 11만원, 호주산 ‘비프 갈비’(3.2kg) 12만원 등이다.
대형마트에선 4만원대 굴비세트를 선보였다. 이마트는 ‘자린고비 참굴비세트3호’(20마리)를 4만98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중저가 수산물 세트의 대표격인 멸치와 김은 ‘남해안 은빛멸치’를 2만7000원, ’김 고유의 맛을 살린 재래김‘은 1만3000원에 내놓았다.
롯데마트는 꼭지를 제거하지 않은 사과를 5만원대에 판매한다. 꼭지 제거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줄여 일반 사과보다 가격이 10% 가량 저렴한 게 특징이다. 양은 두 배로 늘리고, 가격은 낮춘 ’통큰 한우 암소 한마리세트‘(4.8kg)는 16만5000원에 선보였다. 갈비, 국거리, 불고기로 구성했다. 비슷한 구성의 한우 암소 선물세트보다 15% 가량 저렴하다.
홈플러스는 전체 선물세트의 절반 이상을 3만원 미만 상품으로 준비했다. 5만원 이하까지 포함하면 3분의 2가 중저가 선물세트다.
특히 고객들이 많이 찾는 15개 인기 선물세트를 선정해 배, 사과 등 산지기획 과일세트는 1만원, 위생용품 및 조미료 선물세트는 5000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또 오는 26일까지 과일·생선·고기·두부·나물 등 제수용품 23개 가격을 지난해보다 평균 28% 가량 인하해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