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우영 은평구청장 “뉴타운 상업시설 확충”
by성문재 기자
2012.05.23 08:38:04
전국 최초 주민총회서 예산 편성
은평뉴타운 사업설계 조정 추진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3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주민들은 행정을 알게 되고 공무원들은 주민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쌍방이 서로 보완하면서 행정 신뢰도도 올라가고 주민들은 참여해서 결정했다는 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22일 지난 2년간의 취임 성과로 ‘주민참여예산제’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꼽았다. 현재 전국 244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서울시, 성남시, 울산 남구 등 3곳을 제외한 모든 지자체에서 주민참여예산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주민 총회를 거친 예산 결정은 은평구가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사진=권욱 기자 ukkwon@edaily.co.kr |
작년 11월 전국 최초로 열린 주민총회에 주민 700여명이 참석해 각 동의 사업을 제안하고 투표해 예산을 어떻게 쓸지 결정했다. 세금을 내는 주민이 주체가 돼 낭비요소를 줄이고 꼭 필요한 사업에 예산이 투입되는 투명한 구정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다만 예산 심사권을 두고 구 의회와의 미묘한 갈등, 주민참여예산 규모의 한계 등은 보완해 나가야할 과제다.
김 구청장은 “구예산 3500억원 가운데 주민이 편성하는 예산은 약 1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동네 주민이 모여 제안하고 토론하고 투표하는 과정을 통해 서울 전역에 마을 공동체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서울시가 주민 공모로 하는 예산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은평구 현안 가운데 하나는 은평뉴타운이다. 1만6000여 가구, 인구 5만명의 뉴타운인 동시에 인근 지축·삼송지구까지 약 20만명의 잠재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타운 내 상업시설이 부족하고 영화관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 구청장은 “최초 사업설계시 분양 수익을 높이기 위해 무작정 아파트만 지으려 했다”며 “최근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감안해 사업설계의 재조정이 필요하다. SH공사가 사업자들과 협상을 통해 책임감있는 선택을 해야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기본적인 편리함을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은평새길 건설사업도 포함된다. 은평뉴타운은 물론 서울 서북부 지역의 상습적인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은평새길은 은평구 불광동 통일로에서 종로구 부암동 자하문길을 잇는 길이 5.7㎞의 왕복 4차선 도로다. 공사비 2200여억원이 투입되며 통일로 교통량의 25% 가량을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자연환경 훼손, 주거환경 악화 등의 문제로 환경단체와 성북구, 종로구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이르면 상반기 내 추진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권욱 기자 ukkwon@edaily.co.kr |
김 구청장은 은평구의 으뜸으로 단연 북한산을 꼽았다. 연간 900만명의 등산객이 찾는 서울의 명산으로서 천년고찰인 진관사가 위치해있다. 북한산 둘레길 마당인 진관동에 한옥마을 사업이 추진중이다. 은평뉴타운 3-2지구 내 하나고등학교 맞은편 5만2000㎡ 규모다. 오는 7월에는 시범한옥의 실시설계에 들어가 10월 착공, 내년 6월 준공 예정이다.
한옥박물관, 한옥체험관 등을 마련해 한옥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한옥, 한식, 한글 등 한(韓) 브랜드로 결합시켜 서울의 실제적인 가치를 알리는 산실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우리 구는 시민단체, 주민자조조직들의 활동력이 매우 높다”며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사업을 필요로 하는지 함께 논의하고 협력해 지방자치의 본질에 한걸음 다가서겠다”고 덧붙였다.
1969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95년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객원연구원으로 민족학을 연구했다. 1997년 장을병 국회의원의 정책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 2000년부터 이미경 국회의원 정책비서관, 입법보좌관으로 활동해오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