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유환구 기자
2010.05.18 08:31:04
"선제적인 투자 결정" 대부분 긍정적 평가
"업황 좋아 공급과잉 우려낮다..경쟁사엔 부정적"
[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전날(17일)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 투자 계획을 확대 수정 발표한 데 대해 증권가는 "선제적인 투자 결정을 통한 공격적인 경영 의지"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업황 역시 견조한 상황이라 메모리와 LCD의 공급 과잉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전날 삼성전자는 메모리 9조원 ,비메모리 2조원, LCD 5조원, 세트 2조원 등 시설투자 18조원과 R&D 투자 8조원 등 총 26조원에 달하는 사상최대규모의 올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4조원을 능가할 뿐더러 당초 계획인 8조5000억원을 대폭 상회하는 것이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8일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IT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벌이겠다는 공격적인 의지를 과감하게 표출하였다"고 평가했다.
김유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투자 9조원은 사상 최대의 투자규모로 연간 5~6조원 투자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공격적인 수준"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LCD는 기존 계획 2조5000억원에 추가된 2조5000억원은 4번째 신규 8세대 라인 건설에 사용될 것"이라며 "이는 과거 삼성전자가 언급했던 11세대나 10세대로 직행하지 않고 기존 8세대 라인을 추가하는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에 대해 "최근 3D TV 등 대형 TV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응하고 지난 2년간 LCD 증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발생한 공급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자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큰 수준이지만 과잉투자에 따른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한적이라는 반응이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올해 설비투자 증액으로 내년 공급증가 우려가 제기될 수 있으나 신규 16라인은 내년 3분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므로 메모리 수급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삼성전자 D램의 매출액대비 투자규모는 38% 수준으로 과거 10년간 평균 42%를 하회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안 연구원은 "이번 삼성전자의 메모리 설비투자 증액은 치킨게임을 위한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메모리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하며 "내년에도 메모리 상승사이클 지속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는 최소한 3분기까지 반도체 실적호조세 지속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유진 연구원은 "D램은 시장이 DDR3로 재편되면서 여전히 공급부족 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경쟁업체들은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쟁사인 하이닉스는 기업 매각 등의 외부적 요인으로 공격적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급과잉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CD투자는 경쟁업체인 LG디스플레이의 최근 증설에 비하면 비교적 소극적인 증설"이라며 "올 하반기 수요 확인이 필요하나 공급과잉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이번 공격적인 투자로 업종내 다른 업체들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JP모간은 이날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 증가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며 "공급 제한으로 가격 인상이 지연되고 있는 메모리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증권사는 "반도체처럼 자본집약적인 산업에서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는 삼성전자의 포지션을 강화시키는 반면 자본력이 취약한 다른 업체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