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 번째 높은 10월 기온에 가을 옷 말고 ‘이것’ 사러 몰렸다
by김세연 기자
2024.11.14 06:00:00
올해 10월 난방 가전 수요 급증
전년 동기 대비 컨벡터 판매 105%↑, 온수 매트 24% ↑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기후 변화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가을 의류 수요가 감소한 반면 10월 난방 가전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가전매장에 난방기구가 진열돼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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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월동 준비를 위해 난방 기구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류난방 방식으로 공간 전체의 온도를 높여주는 컨벡터의 올해 10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3%, 판매 대수는 105% 증가했고 또 다른 난방기구인 전기히터의 매출액과 판매수도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11% 증가했다. 온수 매트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은 47%, 판매수는 24% 상승했다.
주요 의류업계의 3분기 실적이 감소세를 보인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삼성물산(028260) 패션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2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 줄었다. 같은 기간 한섬(020000)의 영업이익은 31.4%,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영업이익은 65.4%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코스피 섬유·의복 지수도 4.84% 감소했다.
올해 여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며 가을 준비를 생략한 후 미리 월동 준비에 나선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황진주 가톨릭대·인하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여름이 너무 덥고 길면 당연히 겨울도 춥고 길 것으로 예상이 되니까 난방 가전을 미리 구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8~9월 무더위에 이어 올해 10월까지 온화한 날이 이어졌지만 기상청은 올해 12월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여름 40℃의 폭염을 예견한 기후학자 김해동 계명대 교수도 올해 겨울 영하 18℃의 한파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이 겹치며 수요가 필수재로 집중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가을옷은 굳이 사지 않아도 다른 계절 옷들을 레이어드해서 입는 식으로 해결이 가능한데 겨울 난방 가전은 꼭 있어야 하는 필수재에 속한다”며 가을 의류와 난방 가전이 다른 소비양상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9월까지 더위가 이어지며 가을 매출은 다 실종됐다”며 “무더웠던 9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10월 기온이 떨어지며 주거 여건에 따라 이를 견디기 어려운 집은 겨울 대비를 미리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도 일찌감치 난방 가전 마케팅에 돌입했다. 롯데홈쇼핑은 10월 난방 가전 매출 주문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늘었다고 밝히며 11월 고효율 소형 난방 가전 판매를 확대했다. 이마트(139480)도 지난달부터 난방용품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온·오프라인 기업 마케팅도 난방용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