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K김…코로나에도 수출액↑
by김무연 기자
2021.03.03 05:15:00
수산물 전체 수출액 감소세 속 3.8% 성장
동원F&B, 대상 등 해외 김 수출 늘어나
코로나19로 건강식 및 내식 수요 증가 영향
김 제조사, 글로벌 시장 확대 위한 전략 수립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수산물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유독 김 수출만이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류 문화가 확산하면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올라간데다 건강식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해져 ‘검은 반도체’라고 불릴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덕분이다.
2일 한국수산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산물 전체 수출규모는 23억 1900만달러(약 2조 5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줄었다. 품목별로 따져보면 참치의 수출 금액은 7.6%, 게, 굴, 대구의 수출금액은 각각 21.4%, 6,8%, 12.7% 줄었다. 반면 김 수출액은 6억달러(약 6655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2019년에도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10.2% 늘어나는 등 성장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조미 김 생산업체도 해외 수출이 늘어난 모양새다. 동원F&B의 지난해 양반김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대상 또한 지난해 수출을 포함한 해외 판매액은 총 423억원으로 동기간 국내 판매액인 125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 성장에 호조세를 보였다. 지난 2016년 인도네시아 김 수출 금액은 3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현지생산 판매액만 228억원으로 7배 가량 증가했다.
한국수산무역협회 관계자는 “이전 김 수출 물량 증가는 마른김보다는 조미김이 주도했다”라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내식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반찬 및 간식으로 즐길 수 있는 조미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원F&B 관계자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열풍이 지속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헬시 푸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한국 김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라고 짚었다.
글로벌 김 시장은 한·중·일 3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소금으로 맛을 낸 조미 김 시장은 한국의 장악하고 있다. 특히 일본 김은 주먹밥이나 초밥용으로, 중국 김은 수프 용도로 사용된 것과는 달리 한국 김은 스낵용도로 사용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글로벌 김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2017년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우리나라 정부가 제안한 ‘김 제품 규격안’이 아시아 지역 표준 김 규격으로 채택했다. CODEX에서 해조류 관련 규격을 채택한 첫 사례다. 향후 김 표준 규격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김 시장 표준 규격으로도 채택된다면 글로벌 김 시장에서 한국의 주도권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마트에서 현지 고객들이 마마수카 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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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제조업체들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국내외 김 시장에서 2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고, 당시 글로벌 시장 매출 비중은 사상 처음 50%를 돌파한 바 있다. 이 기세를 이어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로 일으킨 열풍을 김으로 이어간단 전략이다.CJ제일제당은 지난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김 생산 공장을 짓고 가동을 시작했다. 2018년엔 김 전문 행사 업체 ‘삼해상사’에 지분투자를 하기도 했으며, B2B(기업 대 기업)간 납품용으로 활용하던 김 브랜드 ‘네이처릿’을 B2C(기업 대 개인)로 확장해 지난해부터 일반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프리미엄 김 브랜드 ‘비비고 김’과 네이처릿을 이용한 투트랙 전략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상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김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한단 방침이다. 대상은 현재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미국, 뉴질랜드 등 29개국에 김을 수출하고 있으며 2018년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에서 김을 생산하며 늘어난 현지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가 인수한 성경김 또한 미국의 대형마트 위주의 진출을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으로의 확장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