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vs부동산..文대통령 지지율 추세 달렸다
by김영환 기자
2020.08.18 06:00:00
한국갤럽 40%선 붕괴 이후 리얼미터도 2주 연속 하락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 여전히 불신 커져
서울 중심으로 코로나 다시 창궐..방역 정부 중대 기로
여야정 협의체 제안에 대해서는 통합당 “불가함”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처와 부동산 가격 안정 여부에 문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 가능성이 달렸다. 코로나19 방역과 부동산 문제는 그간 각각 긍·부정평가를 이끌어왔다.
17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집계한 8월 2주차 주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0.6%포인트 내린 43.3%를 기록했다. 7월 5주차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이달 들어 2주 연속으로 하락세로 전환하며 다시 흐름이 바뀌었다. 부정평가는 0.2%포인트 올라 52.6%를 기록,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차이는 9.3%포인트로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 배경으로는 부동산 문제가 가장 먼저 꼽힌다. 문 대통령이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발언했던 지난 10일, 여당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리얼미터 기준으로 보수정당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역전한 것은 지난 2016년 10월 3주차(새누리당 29.6%, 민주당 29.2%) 이후 처음이다.
또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의 지난 14일 발표에서도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 가장 큰 이유로 부동산 문제(35%)가 뽑혔다. 7월 1주차에서는 부동산 문제를 꼽은 의견이 10%에 그쳤지만, 7월 2주차부터 부정평가 이유 1순위에 올랐고 7월 4주째부터 30%선을 넘어서면서 지지율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했다.
정부가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부동산 통계 지수로 활용하는 데 반해 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KB부동산’ 통계는 이와 엇박자를 보이면서 민심이반 현상이 도드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발언대로 집값 상승세가 안정화되는 모습이 실제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을지 여부가 부동산 민심을 달랠 수 있는 핵심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추세가 심상치 않은 점도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197명 발생하며 지난 14일 이후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방역 성공 여부에 정권의 명운이 달린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국가방역에 대한 도전”이라며 이례적으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1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 대화 등 국회와의 소통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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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지지율에 경고음이 울리면서 청와대도 신중한 모습이다. 청와대는 여야 정당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하면서 상황 관리에 나섰다. 9월 정기국회에 앞서 국회와 협치를 모색하면서 국면 전환에 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래통합당은 청와대의 회담 공식 제의 여부를 부정하면서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여야 정당 대표와 문 대통령 간 회동에는 보다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