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코로나 이긴 K-방역·바이오 수출한다

by김형욱 기자
2020.05.06 06:00:00

코로나19 따른 5대 변화·8대 대응과제 제시
국내 기업유치·주력사업 재편 계기로도 활용
산·학·연 전문가 논의 과정 거쳐 하반기 확정
성윤모 장관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전략 준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열린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대화 및 산업·기업 위기대응반 1차 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 5대 변화와 8대 대응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은 우리나라 방역·바이오 역량을 상품화해 해외로 수출한다. 또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앞세워 해외 기업이 국내 투자 유치를 강화하고 국내 산업현장을 지능·효율화하는 계기로 삼는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대화 및 산업·기업 위기대응반 1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포스트 코로나 5대 변화와 8대 대응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K-방역과 K-바이오를 글로벌 상품화해 K-팝, K-무비를 잇는 신 한류로 만들기로 했다. 각국이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상시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자국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백신·치료제 개발 경쟁을 시작한 만큼 우리 역시 이 분야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 국가로서 전 세계의 관심을 끈 만큼 이 이미지를 활용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2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활용해 국제 백신생산의 중심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외국 진출 한국기업의 국내 복귀와 핵심 소재·부품·장비 외국인투자기업의 유치 노력도 강화한다. 글로벌 밸류 체인(GVC) 재편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글로벌 기업은 지금껏 신시장 개척과 낮은 인건비 때문에 신흥국에 진출했으나 코로나19로 이들 국가의 방역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자국으로 복귀하거나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이동하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셧 다운’ 우려 없는 투명하고 안전한 첨단제품 생산기지를 구축해 국내외 기업을 유치하기로 했다.

국내 산업현장의 비상상황 대응력도 키우기로 했다. 생산라인 재배치와 로봇 도입 확대, 산업·기업별 방식 표준화 등 지능화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같은 비상상황에서도 산업 생산을 발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도록 복원력(resilience)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시한 포스트 코로나 5대 변화 및 8대 과제. 산업부 제공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급부상한 비대면 산업 선점에도 나선다. 5세대(5G) 통신과 디지털 인프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유통이나 에듀테크, 스마트 헬스케어 부문의 투자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도 에너지 전환의 기회로 삼는다. 에너지 소비효율을 극대화하고 태양광발전, 수소경제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꾀한다. 수소환원 제철이나 고부가 화학 소재 개발, 바이오 연료 도입 등을 통해 철강·석유화학·정유 등 주력 산업의 화석연료 의존도도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정부는 또 40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활용해 자동차·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이 기존 투자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사업 재편과 신산업 분야 진출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 대-중소·중견기업 간 협력과 타 업종 간 얼라이언스 등 한국형 산업연대나 상생협력 모범사례도 늘리기로 했다. 모범적 코로나19 방역국가이자 제조 강국이란 위상을 활용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주도적으로 타파하고 중국 등 주요국의 포스트 코로나 경기부양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산·학·연 전문가 논의 과정 거쳐 올 하반기에는 이 같은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성 장관 외에 12개 부처 관계자와 산·학·연 전문가 23명이 참여해 이를 논의했다.

성윤모 장관은 “준비되지 않은 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준비하고 맞이하는 변화는 기회”라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한 우리의 저력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에 선제 대비하고 현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열린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대화 및 산업·기업 위기대응반 1차 회의’에서 포스트 코로나 5대 변화와 8대 대응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