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이야기]"내 나이가 어때서".. 56세 최고령 40년 경력 김기배 기수
by이진철 기자
2019.04.13 08:00:00
한국경마 산 증인.. "다시 태어나도 경마 기수 할 것"
해외에선 73세까지 활동한 경우도 있어
다루기 어려운 악벽마 ‘젠테너리’ 휘어잡아
| 한국경마 최고령 최장기 활동 김귀배 기수. 한국마사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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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56세의 나이에도 후배들과 동등한 경쟁을 펼치는 경마 기수가 있다. 한국 경마 역대 최고령 기수 김귀배 기수(56)가 지난 11일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김귀배 기수는 경마장이 뚝섬에 있던 시절인 1979년 4월 11일 데뷔했다. 젊은 시절 김 기수는 한국 경마 사상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그랑프리(GⅠ)’에서 1986년 4회차에 ‘포경선’과 함께 우승할 정도로 우수 기수로 인기를 떨쳤다.
김 기수는 지난 1월 훈련 중 팔목이 부러지는 사고로 휴식을 취하는 중이지만 부상 직전까지도 꾸준히 경주에 나섰다. 승률이 높지는 않지만 데뷔 후 연평 균 67회 꾸준히 경주로에 나서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국내 퇴역 기수의 평균 기승 기간은 10.6년으로 김 기수의 40년 경력은 평균치의 4배에 이른다.
김 기수의 도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해외의 예를 살펴보면 헝가리의 경마 기수 ‘팔 칼라이’가 전 세계 최고령 기록을 세우며 73세의 나이였던 지난 2006년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김 기수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말을 타고 싶다. 다시 태어나도 기수를 할 것”이라며 경마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
김 기수의 오랜 기승 경력은 다루기 어려운 말을 만났을 때 더욱 빛난다. ‘젠테너리’는 기승자를 떨어뜨리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 훈련하기 까다로운 경주마로 후배 기수들은 혀를 내두르며 포기했다.
하지만 2016년 김귀배 기수를 만난 후 경주 중 낙마 사고 없이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악벽으로 2015년에 단 2회 경주에 출전할 수 있었던 ‘젠테너리’는 김귀배 기수를 만난 후 2016년에 9회, 2017년 10회, 2018년 12회 출전하며 왕성한 활동을 했다.
‘젠테너리’에 마지막으로 기승한 지난 1월 경주에서도 전 구간 선두권에서 경주를 펼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 기수는 ‘젠테너리’가 남다른 애착이 있는 말이라고 전하며, “아직도 악벽이 있긴 하지만 나를 잘 따라주니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1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김귀배 기수의 4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김 기수 이름을 건 ‘김귀배 기수 데뷔 40주년 기념 경주’를 시행한다. 부상으로 휴식을 갖고 있는 김 기수는 오랜만에 경주로를 찾아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