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혹이…" 림프종, 치료 복잡하지만 3명 중 2명 '호전'
by이순용 기자
2018.09.04 07:29:52
림프종은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림프계에 발병하는 악성 종양
림프조직은 몸 전체에 퍼져 있으며 주로 목·겨드랑이·사타구니에 바둑알 크기 이상의 혹이 만져지면 림프종 의심
보통 60대 초반에 호발하며 나이에 비례해 발생빈도 높아져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이모(67)씨는 감기 몸살이 2주가 지나도 낫지 않고 기침·콧물을 지속했다. 목 부위도 붓기 시작해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았으며 그 결과 목 임파선에 혹을 발견할 수 있었다. CT·PET CT(양전자컴퓨터단층촬영) 등의 검사를 통해 목 임파선뿐 아니라 전신 림프절에 종양성 병변이 있음을 확인했고, 해당부위 조직검사를 거쳐 최종 ‘거대 B세포 림프종’ 4기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즉시 면역항암요법과 고용량 항암화학요법,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등을 받았다. 최근에는 5년 이상 약물치료를 중단해도 병이 재발하지 않아 완치판정을 받았다.
◇ PET CT스캔 등으로 림프종 진단
이씨의 질환은 전신 림프절에서 주로 발생하는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으로 이는 임파선암· 림프암· 임파종이라고도 불린다. 몸에서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림프계에 발생한 악성 종양, 즉 림프계의 암이다. 림프종은 혈액암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며, 국내 전체 종양 발생 순위로는 10번째다.
보통 60대 초반에 많이 발병하며 나이에 비례해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림프종 비중도 증가한다. 이와 함께 PET CT스캔·CT스캔 등의 발전한 영상검사기법이 림프종 진단에 활용되면서 진단율이 획기적으로 늘었다. 매년 45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며 현재 림프종 환자는 3만명 정도다.
림프조직은 몸 전체에 퍼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주로 목·겨드랑이·사타구니에 바둑알 크기 이상의 혹이 만져지면 림프종을 의심해야 한다. 림프절은 B세포와 T세포라는 림프구로 주로 구성돼 있는데, 이 림프구의 분열이 조절되지 않아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것이 림프종이다. 단일 질환이라기보다 이질성 질환의 집합체이다.
림프종은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호지킨 림프종과 치료성적이 좋지 않은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분류한다. 안타깝게도 국내 림프종 진단 환자의 95%는 비호지킨 림프종이다. 특히 비호지킨 림프종은 림프절뿐 아니라 여러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가 많고, 어떤 부위를 침범했느냐에 따라 기침·통증·흉통 등의 소견부터 소화불량·체중감소·식은땀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여러 과 협진해 맞춤형 계획 세워
림프종의 원인은 비정상적인 면역조절이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 헬리코박터균이나 엡스테인-바 바이러스 등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같은 감염성 원인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뚜렷한 림프종 예방법은 없지만,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환자들이나 면역 억제제 치료를 받는 환자들처럼 면역 기능이 저하한 환자들에서 빈발한다. 때문에 장기 이식 수술 후 면역억제제 복용 환자,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환자, 자가면역질환 등 면역 기능 저하 환자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호지킨 림프종과 비슷하게 림프절을 침범하며, 림프절 외에도 간·폐·골수·피부·위장·뇌척수액 등 림프구 세포가 머무르는 곳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종양이 어디로 진행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림프종이 의심될 경우 다른 고형암과의 감별진단 및 림프종 세포유형를 확인하기 위해 림프절에서 생검방법을 이용해 조직검사를 한다. 이후 림프종으로 확진하면 진행 정도와 림프절 크기를 평가하기 위해 PET CT 등의 특수 영상검사와 함께 골수 흡인, 생검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해 최종 치료전략을 결정한다.
비호지킨 림프종이라고 해도 3명 중 2명이 장기생존이 가능할 정도로 치료성적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림프종은 세부 유형이 많아 치료가 복잡하다. 병리학적 세부 유형만 60여 가지나 된다. 이렇듯 치료 방법은 많지만 확실한 치료법은 없다. 환자마다 개별적으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전략을 짜야 한다. 질병 분류상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이지만 림프종에 대한 낮은 인식과 사회적 관심부족으로 상대적으로 치료 혜택도 적은 편이다.
따라서 발생세포에 따른 아형을 근간으로 한 병기평가에 따라서 우선 항암치료·방사선치료 등의 고식적 치료법과 추가적으로 조혈모세포이식 같은 고난도 치료법도 적용한다. 나아가 맞춤형 분자표적치료, 면역방사선치료, 세포치료 같은 최신 치료기법 도입이 무엇보다 중요한 치료전략이다. 보통 전신화학암치료를 기반으로 치료를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치료효과가 좋지만 종종 항암효과가 지속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완치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의적절하게 다른 치료법으로의 유기적인 전환이 필수다.
조석구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림프·골수종센터장은 “림프종은 공격적이었다가 온순했다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질환으로 △어떤 약을 써야 하고 △방사선 치료는 언제 첨가해야 하는지 △아직 연구 중인 신약을 과감하게 써야 하는지 등의 환자 개인을 위한 맞춤형 치료전략이 중요하다”며 다학제 협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림프종 자체가 근본적으로 고령인구에서 많이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이고 고령환자들은 고강도 치료를 진행할 경우 견디기 힘들어 하기 때문에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등이 어려운 고령환자를 대상으로 편의성과 높은 순응도를 갖춘 경구제로 치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서울성모병원 다학제통합진료 의료진이 림프종 환자의 치료를 위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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