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연 성추행 추가 피해자 등장 "같은 레퍼토리로 당해"
by장병호 기자
2018.03.03 09:30:00
20여년 전 남궁연 자택에서 성추행 피해
다른 피해자 글에 "나와 비슷한 일 겪어"
"남궁연 측 허위사실 주장 말도 안돼" 반박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음악인 남궁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가 등장했다.
피해자 A씨는 2일 밤 이데일리에 “90년대 후반 당시 남궁연의 집 다락방에 있던 녹음실에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남궁연은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성추행을 폭로한 피해자 B씨와 비슷한 패턴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녹음실에서 남궁연이) 나의 성격적 결함을 이야기하며 ‘성격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러면서 ‘자위는 해봤냐’ ‘바지를 벗어보라’ 등을 말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는 싫다고 했지만 계속 (바지를) 벗어보라고 해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너를 여자로 봐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남궁연의 녹음실에서 두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에는) ‘부인도 있는 집에서 왜 이러나. 부인도 있는데 이상한 일을 하려는 건 아닐 거야’라고 생각했다”면서 “피해자 B씨가 올린 글을 읽으면서 내가 겪은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 이게 레퍼토리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가 20여 년 전 남궁연의 성추행을 폭로하기로 결심한 것은 이날 남궁연 측에서 B씨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으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강경대응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A씨는 “여자로 보든 안 보든 ‘도움을 주겠다’며 그런 행위를 하는 게 맞는 건가”라며 “자기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있었던 일을 허위사실이라며 고소하겠다는 것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이후에도) 남궁연의 집에서 많은 사람을 봤다”며 “쟤한테도 저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남궁연이 허위사실이라는 식으로 (계속해서) 이야기한다면 내가 정말 어떤 일을 겪었는지 구체적으로 다 말할 의사도 있다”고 강조했다.
남궁연은 지난달 28일 전통음악을 전공한 B씨가 디씨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Metoo 힘겹게 고백합니다. 저는 전통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글로 성추행 의혹에 휘말렸다. B씨는 가해자를 ‘대중음악가이며 드러머인 ㄴㄱㅇ’으로 표기해 남궁연임을 암시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9월과 10월 여러 차례에 걸쳐 남궁연으로부터 발성연습을 위해 옷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 남궁연은 해당 글이 올라온 뒤 3일 뒤인 2일 낮 법률대리인을 통해 B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날 남궁연의 아내가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서 마음을 풀어주겠다”며 회유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키웠다.
한편 추가 피해자 A씨의 주장에 대해 남궁연의 법률대리인 진한수 변호사는 “(남궁연이) 그 여자 분이 누군지 모르겠고 그런 일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