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방성훈 기자
2018.02.21 07:44:2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스마트폰 반도체회사 퀄컴이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기업 NXP의 인수가격을 440억달러(약 47조2500억원)로 50억달러 상향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시도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설명했다.
퀄컴은 이날 NXP 인수가격을 최초 제안 가격인 390억달러에서 440억달러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당 매입 가격도 기존 110달러에서 127.5달러로 높아진다. 다만 NXP 인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80% 이상 주식 확보’ 기준을 70%로 낮췄다. 인수가격 상향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NXP 주가는 전일대비 6% 가량 급등했다.
퀄컴이 이날 인수가격을 상향조정한 것은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등 NXP 주주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NXP 지분 7.2%를 보유한 엘리엇은 회사 가치가 주당 135달러 수준에 달한다며 인수가격이 너무 낮다고 지적해 왔다.
한편으론 브로드컴의 자사 인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퀄컴이 NXP를 인수하려면 전체 주식의 7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인수가격을 높일 경우 주주 등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조달을 받아야 한다.
이에 브로드컴은 퀄컴에 NXP 인수가격을 높이면 매입 의사를 철회하겠다고 경고했다. 퀄컴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브로드컴은 지난 5일 마지막 제안이라며 인수가격을 1210억달러(약 132조원)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