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일행 방남…北 예술단 서울 공연 어디로?
by장병호 기자
2018.01.21 10:46:01
현송월 단장 등 1박 2일 간 서울·강릉 공연장 점검
예술의전당, 140명 대규모 예술단 수용 쉽지 않아
세종문화회관도 유력하지만…공연일정 조정 필요
2만5000명 수용 가능한 고척스카이돔 새롭게 물망
|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왼쪽)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1일 오전 서울역에 도착하고 있다. 이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과 강릉의 공연장 후보지를 둘러보고 돌아갈 계획이다(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을 포함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1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15일 남북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한 북한 예술단의 남한 공연 개최를 합의함에 따라 성사됐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현송월 단장을 비롯해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과 강릉의 공연장 후보지를 둘러보고 돌아갈 예정이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 일정 및 내용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서울 공연 장소다. 문화예술 공연장이 다수 모여 있는 만큼 북한이 어떤 공연장을 선택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를 비롯한 정부는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대비해 서울 시내 대표적인 공연장의 2월 공연 스케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은 현재 강릉아트센터가 유력한 장소로 점쳐지고 있다.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고척스카이돔 등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예술의전당은 대한민국 대표 공연장으로 북한 예술단의 공연 유력 장소로 가장 먼저 지목됐다. 북한 예술단이 1990년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에서 공연을 한 곳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었다.
문제는 이번 북한 예술단의 규모가 역대 최대라는 것이다. 북한은 오케스트라단원 80명 외에도 춤과 노래가 가능한 단원을 포함하는 140명 규모의 삼지연 관현악단이 이번 공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클래식 전문 공연장으로 140명이 무대에 오르기에는 협소하다.
2200석 규모의 오페라극장은 2월 25일까지 뮤지컬 ‘안나 카레니아’의 공연이 예정돼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부로부터 북한 예술단의 사전점검에 대한 지시나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지는 세종문화회관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3000석 규모로 문화예술 전문 공연장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클래식 외에도 뮤지컬·무용·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만큼 북한 예술단의 공연에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에 위치한 점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다만 공연 스케줄 조정이 쉽지 않다.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이 오는 27일 개막해 2월 18일까지 공연할 계획이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은 오는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정부에서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온 것은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 내부적으로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후보로 떠오른 곳은 고척스카이돔이다. 최대 2만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고척스카이돔은 최근 아이돌 가수들과 해외 팝 가수들의 공연이 열린 곳으로 북한 예술단이 선보일 대규모 종합예술공연과 잘 맞다는 평가다. 문체부는 다른 공연장과 함께 고척스카이돔의 공연 가능 스케줄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리모델링을 한 장충체육관과 클래식 전용 공연장 롯데콘서트홀도 언급되고 있다.
북한 예술단의 서울 공연장은 22일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21일 서울을 거쳐 KTX로 강릉으로 이동해 현지 공연장을 둘러본 뒤 22일 서울 공연장 후보지를 둘러보고 돌아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