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소설가 김종옥·손보미 "서로간 문제 소설로 해결"
by김용운 기자
2016.08.04 06:06:10
강릉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문학캠프'' 참가
''부부 소설가로 사는 법'' 등 일상 공개
대학 선후배로 연이어 문단 데뷔
"글 안풀릴 땐 동료작가로 도움 주나
창작에서만큼은 관여·간섭 안해"
| | 소설가 김종옥(오른쪽)·손보미가 3일 강원 강릉시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열린 ‘내 안에 보석을 찾아 떠나는 문학캠프’(이하 문학캠프)에 참여해 ‘부부 소설가로 사는 법’ 등 자신들의 일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사진=김용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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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소설쓰기는 오롯이 작가 혼자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다. 부부지만 소설을 쓸 때는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
2010년대 이후 한국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설가 김종옥(43)·손보미(36)가 문학지망생들 앞에서 자신들의 일상을 처음 공개했다. 이른바 ‘부부 소설가로 사는 법’이다.
김 작가와 손 작가는 3일 강원 강릉시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열린 ‘내 안에 보석을 찾아 떠나는 문학캠프’에 참여해 문단에 데뷔하기까지의 과정, 부부 소설가로 살아가는 장·단점 등을 밝혔다.
손 작가는 “남편을 대학 2학년 때 문학동아리 선배로 처음 알게 됐다”며 “내가 쓴 습작에 대해 거의 유일하게 잘 썼다고 칭찬한 선배였다. 나중에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으니 계속 소설을 쓰라고 격려도 해줬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작가는 “아내가 쓴 습작을 보자마자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았다”며 “처음부터 자기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이야기를 꾸려가는 자체가 독특하고 흥미로웠는데 대학 3학년 무렵 소설쓰기를 포기한다고 해서 설득하다가 가까워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경희대 국문과 선후배 사이인 김 작가와 손 작가는 2013년 겨울 결혼하기 전까지 반복되는 이별과 만남 속에서도 각자 소설쓰기를 지속했다. 데뷔는 손 작가가 먼저 했다.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한국일보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등을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 작가는 한 해 뒤인 201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둘 사이가 화제가 된 것은 2013년 김 작가가 신춘문예 당선작인 ‘거리의 마술사’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직후였다. 2012년 단편 ‘폭우’로 같은 상을 받았던 손 작가와 김 작가가 오랜 연인 사이였다는 것이 문단 안팎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후 손 작가는 소설집 ‘그들에게 린디합을’(문학동네)을 냈고 김 작가도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문학동네)을 출간했다.
부부 소설가로 사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 손 작가는 “나는 결혼한 부부의 파경 이야기를 썼고 남편은 20여년 전 헤어진 연인 이야기가 많다”며 “어딜 가도 기혼이라고 잘 밝히지 않아 우리를 아는 이들이 혹시 쇼윈도부부가 아니냐고도 물어본다. 사실 우리는 소설로 서로 간의 문제를 다 해결하고 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김 작가는 “아내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상한 남자들이 나처럼 느껴진다”며 “분명 남편 이야기라고 하지 않지만 정작 나에 대한 불만이 아닐까 싶어 혼자 뜨금해 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부부가 같은 일을 하지만 창작은 오로지 혼자 해결해야 한다. 손 작가는 “남편과 나는 성향이나 성격 등 상반된 게 많다”며 “그러나 소설이 풀리지 않을 때 동료 작가로서 내 어려움을 알아주고 이를 지켜봐 줄 때 많은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좋아하는 작품과 작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공통점을 많이 발견한다”며 “나는 설거지를 좋아하고 아내는 청소를 좋아하는 등 상호 보완해주는 면이 있지만 창작에서만큼은 간섭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