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st SRE]SRE10년 어느 신평사가 믿을만했나

by박수익 기자
2015.05.12 07:00:00

초기 NICE신평 1위…2008년부터 한기평 독주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이데일리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은 채권시장에서 회사채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전문가들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조사와 차별화된다. 지난 2005년 4월 국내 언론매체 중 처음으로 실시한 이후 매년 4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설문을 실시했고 정확히 10돌이 된 이번에 21회를 맞이했다.

SRE의 주요 설문 내용에는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신뢰도 및 최근 6개월간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서베이) △개별기업 신용등급 적정성 설문(워스트레이팅) △산업별 신용 위험도 △신용평가제도 관련 이슈 등을 다룬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베이 항목은 말그래도 ‘신용평가회사들의 신용’을 따져보는 것으로 지난 10년간 설문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거듭해왔다.

1회 SRE에서는 NICE신평(당시 한신정평)이 가장 높은 등급신뢰도를 받았고, 이듬해 4회(2006년 10월) 조사까지 4회 연속 1위를 고수했다. NICE신평이 선두를 달리던 2년 동안 신뢰도 꼴찌는 한기평이었다. 특히 1회 조사때 한기평이 받은 신뢰도(5점 만점에 3.02점)은 이후 6년간 깨지지 않았던 최저점이었다.

하지만 5회(2007년 4월) 조사에서 SRE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난다. 만년 꼴찌일 듯 했던 한기평이 1위를 차지하며 가장 신뢰받는 신평사로 환골탈태했다. 6회(2007년 10월) 때는 잠시 NICE신평이 1위를 탈환했으나 ‘6개월 천하’에 그쳤고, 7회 조사(2008년 4월)에서 한기평이 다시 선두로 치고나왔다.

SRE 초기에는 ‘누가 잘하느냐’ 보다는 ‘누가 덜 못하느냐’의 성격이 강했다. SRE 자문위원들은 “당시 한기평이 잘 했다기보다는 다른 신평사보다 상대적으로 나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한기평은 2008년 12월 신평3사 중 처음으로 건설업체에 대한 무더기 등급 하향을 진행하며 시장으로부터 긍정평가를 받았고, 이듬해에도 홀로 한진해운 신용등급을 떨어트리는 등 앞선 조치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이후에도 건설. 저축은행 등의 이슈에서 셋중 하나를 꼽으라면 한기평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갔다.



SRE의 신용평가회사 신뢰도 분야 설문은 최근 6개월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응답자별 성향에 따라서는 해당기간 등급액션외에 지금까지의 등급 상향·하향 속도 등 ‘이미지’에 대한 평가도 반영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요인이 2008년 이후 한기평이 7년째 가장 높은 등급 신뢰도를 받는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 형성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SRE 초기 ‘황태자’였던 NICE신평은 ‘믿었던 만큼의 실망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지금까지 2위와 3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또 90년대 국내 신용평가업계의 ‘절대강성’ 군주였던 한국신용평가는 2005년부터 시작된 SRE에서는 단 한번도 신뢰도 1위에 오른 적이 없다. 특히 14회(2011년 10월)부터 19회(2014년 4월)까지 6회 연속 꼴찌라는 참담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직전설문인 20회(2014년 10월)에 NICE신평을 누르고 신뢰도 2위를 차지한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2위를 유지했다.

한편 SRE는 신용평가에 대한 조사가 시장내 일부 이해관계자가 아닌 전체의 시각을 대변할 수 있도록 증권사와 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사, 연기금 공제 등 신용평가와 직접 관련이 있는 금융기관을 총망라해 진행한다. 설문참여 그룹도 크레디트애널리스트, 채권펀드매니저, 채권브로커, 기타 전문가 등을 모두 포함한다.

아울러 응답자가 회사채 관련 업무를 해온 기간, 자신의 업무내에 회사채 관련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 신용평가사들이 내놓은 보고서 이용률, 세미나 참석률 등을 구분해 응답 표본을 세부적으로 분석한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1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1회 SRE는 2015년 5월1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문의: stoc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