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부채비율 83%, 10년 새 20%P 하락
by김현아 기자
2014.04.09 08:13:58
삼성·현대백화점·영풍 50%이하 우수
현대·한진은 200%포인트 이상 악화
사상 최대 구조조정 한 KT도 개선율 9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대기업 그룹의 자산건전성이 지난 10년 새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 103%였던 30대 그룹 평균 부채비율이 지난해에는 83%로 20%포인트 낮아졌고, 21개 그룹의 부채비율이 150% 이하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10년간 부채비율이 개선된 곳은 17개, 반대로 악화된곳은 13개에 그쳤다.
9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30대 그룹(금융 계열사 제외)의 부채비율을 조사한 결과 103.1%에서 83.3%로 19.8%포인트 개선됐다.
이들 그룹의 지난해 자본총액은 754조 원, 부채총액은 627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10년 전(자본총액 243조 원, 부채총액 250조5000억 원)에 비해 부채총액은 151% 늘었지만 자본총액은 210%로 증가율이 1.4배 높았다.
특히 자산기준 10대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하위 20개 그룹의 부채비율 자구노력이 돋보였다. 부채비율 하락폭이 24.7%포인트로 10대 그룹(17.3%포인트)을 앞섰다.
재계 1,2위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해도 나머지 그룹들의 부채비율 감소폭이 18.1%포인트로 두 그룹 평균(-15.6%포인트)보다 컸다. 대기업 그룹들의 재무구조 개선이 삼성과 현대차로 인한 착시효과가 아닌 셈이다.
10년 간 부채비율 개선 폭이 가장 큰 그룹은 재계순위 28위의 부영이었다. 2004년 1천156%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24.2%로 무려 1천32%포인트 낮아졌다. 부영은 부동산 호황기였던 2000년대 초중반 임대주택 사업을 주도하며 2천400억 원에 불과하던 순자산을 7조 원으로 30배나 늘렸다. 같은 기간 부채는 2조8천억 원에서 8조7천억 원으로 3배 가량 느는데 그쳤다.
현대중공업(009540)그룹이 234.4%에서 112.6%로 부채비율을 121.8%포인트 낮추며 2위, 코오롱(002020)그룹이 248%에서 155.3%로 92.7%포인트 개선하며 3위를 기록했다.
코오롱그룹은 화학섬유의 전통 제조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화학소재 중심의 체질개선과 지주사로 전환하며 부채비율을 낮췄다. 200%가 넘던 부채비율이 2009년 지주사 전환 이후 매년 낮아지고 있다.
10개의 비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미래에셋그룹은 107.5%에서 51.1%, 현대백화점그룹은 87.7%에서 36.9%로 각각 56.4%포인트, 50.9%포인트 낮아지며 4, 5위에 올랐다.
이어 SK(003600)(137.2%→86.8%, -50.4%포인트), 두산(175.7%→128.7%, -47%포인트), 영풍(69.6%→23.5%, -46%포인트), KT(030200)(163.3%→121.4%, -41.9%포인트), 현대차(103.4%→65.7%, -37.7%포인트)그룹이 부채비율 감소 ‘톱 10’을 차지했다.
반면 현대(298.2%→540.5%, 242.3%포인트)와 한진(002320)(217.2%→452.3%, 235.1%포인트) 등 물류업 중심 그룹은 부채비율이 크게 치솟았다.
대우건설그룹(153%→278%), 동부그룹(163%→269%)도 100%포인트 이상 높아졌고 효성그룹(148%→221%), 금호아시아나그룹(201%→273%), 대우조선해양그룹(204%→255%) 등 중후장대형 업종의 그룹들도 50%포인트 이상 악화됐다.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23.5%(2013년 기준)의 영풍그룹으로 순자산 8조 원에 부채는 1조9천억 원에 불과했다. 2, 3위는 현대백화점(36.9%)과 삼성그룹(43%)으로 50% 이하의 높은 건전성을 보였다.
미래에셋(51.1%), 포스코(54.3%), 현대차(65.7%), 롯데(65.9%), SK(86.8%), CJ(89.8%), 신세계(94.5%), LG(99.4%) 등도 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았다.
또 OCI(106%), LS(111.6%), GS(112.5%), 현대중공업(112.6%), 대림(117%), KT(121.4%), 에쓰-오일(121.7%), 부영(124.2%), 두산(128.7%), 한화(144.8%) 등은 150% 이하의 부채비율로 재무상태가 건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