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중시하는 MZ세대…‘가치 소비’ 공략하는 유통업계

by윤정훈 기자
2022.09.11 10:00:00

패션업계, 친환경·재활용제품으로 상품 만들기도
라카, 국내 최초 ‘젠더 뉴트럴’ 뷰티 브랜드 선봬
CU, 파타고니아 등 공정무역 상품 판매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유통업계가 주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공략을 위해 친환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중시하는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가치소비’하는 MZ세대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을 사는데 관심이 커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MZ세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MZ세대 친환경 실천 및 소비트렌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1%는 가격과 조건이 같다면 친환경활동 기업의 제품을 고르겠다고 답했다.

휠라코리아 비치코밍 컬렉션(사진=휠라코리아)
패션업계의 친환경 활동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캐주얼 브랜드 빈폴의 온라인 전용 상품 라인인 ‘그린빈폴’을 친환경 상품으로 구성된 지속가능성 라인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버려진 페트병과 의류 등을 재활용한 재생 소재, 오가닉(유기농) 소재, 비료와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노동 환경과 인권을 존중하는 BCI(Better Cotton Initiative) 인증을 받은 면, 물 절약 워싱 등 친환경 소재와 방식으로 제작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휠라코리아도 바캉스 시즌에 맞춰 패션에 해양 보호의 메시지를 담은 ‘비치코밍 컬렉션’을 출시했다. 그래픽 반팔 티셔츠 2종·가방 1종으로 구성되며 티셔츠의 경우 면 75%에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원사인 ‘리젠’을 25% 포함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업사이클링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활동을 뜻한다.

9월 10일 해양경찰의 날을 맞이하여 태안 해양경찰정복을 업사이클링한 베스트 상품을 출시한다. 해양경찰정복은 수트 형태로, 작년새로운 디자인의 정복이 지급돼 이전 정복은 폐기 예정이었다. 래코드는 폐기 예정인 해양경찰정복을 태안 해안경찰에게 제공받아 래코드의 시그니처 패치워크 디자인의 여성 베스트 상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진=라카)
자아정체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는 남성스러움, 여성스러움이 아닌 ‘나 다움’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뷰티 브랜드 라카(Laka)는 ‘뷰티는 원래 모두의 것’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성별 구분 없는 메이크업 룩을 돕는 국내 최초의 젠더 뉴트럴 뷰티 브랜드다.



단순히 성별 구분 없음을 의미하는 ‘젠더리스’를 넘어 성에 고정되지 않은 나 자체로의 삶을 영위한다는 의미의 ‘젠더 뉴트럴’을 내세운 라카는 독보적인 브랜드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다. 모든 색조 제품에 여성과 남성 성별의 룩을 제시하는 등 신선하고 독특한 크리에이티브를 선뵀으며, 뷰티에 관한 오랜 관성을 깨는 선도적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틴트, 브로우, 섀도우 등 총 9가지 품목 중 7가지 품목을 동물 실험이 배제된 친환경 비건 제품으로 생산하기도 했다.

푸마는 스페인 디자이너 브랜드 팔로모 스페인과 함께 컬렉션을 최근 출시했다.

팔로모 스페인은 남성 하이패션계의 차세대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알렉산드로 고메즈 팔로모가 2016년 설립한 브랜드다.

이번 컬렉션은 레트로 무드와 젠더리스한 감성의 스포츠웨어를 메인으로 삼았다. 1970년대 축구 스타들의 경기장 밖 화려하고 럭셔리한 패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다.

팔로모의 시그니처인 꾸뛰르 요소가 가미된 로맨틱하고 중성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노동자의 삶의 질도 MZ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이에 개발도상국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상호 간 동등하게 거래하는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도 크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최근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와인 ‘고트 두 롬 화이트와인’을 출시했다. 공정무역 상품인 만큼 근로자가 직접 재배, 수확, 유통하는 과정에서 받아야 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국제공정무역기구가 정한 생산 기준을 준수하면서 외부 기관의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투명성을 확보했다.

환경보호를 브랜드 철학에 반영한 기업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파타고니아도 공정무역 인증 공장에서 생산한 ‘GPIW 컬렉션’을 출시해 젊은 층의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