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 재돌파…OPEC 회담 단기 분수령"
by이은정 기자
2022.07.19 08:22:38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상회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에 방문했지만 사우디는 증산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담이 단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에너지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백악관은 미국과 사우디가 증산 관련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했지만 사우디측은 더 이상 증산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일각엥선 바이든 대통령의 원유증산 요청을 사우디가 면전에서 거부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금융시장에 실망감을 줬다”고 말했다.
WTI 가격은 18일 전일 대비 5.1%로 상승한 102.6달러를 기록, 5영업일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대로 올라섰다. 미국측의 강력한 주장으로 추진중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유가 상한제 추진과 관련해서도 이번 G20 재무장관 회담에 뚜렷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안정을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의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이다.
원유시장의 불확실성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한 가운데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인 가스프롬이 유럽 수입가스업들에 계약상 합의된 천연가스 선적 물량을 몇 주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불가항력은 계약 관계에서 당사자 일방이나 양측이 이례적 사건으로 인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 이행 책임을 회피할 수 해주는 조항이다.
박 연구원은 “이번 가스프룸의 불가항력 선언에 대해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현재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가스공급 중단이 정비가 끝날 것으로 예정된 21일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라며 “러시아측이 미국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국산 원유에 대한 유가 상한제 추진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불가항력 조항’을 들고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중국에 공급하는 천연가스가 이달 17 일(현지시간) 일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럽산 천연가스 공급은 불가항력 요인을 들어서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우방국인 중국에는 천연가스 공급을 늘려 서방의 제재 회피는 물론 유럽 국가에 에너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한 뚜렷한 해소책이 없는 가운데 오는 21일과 다음달 3일 OPEC 회담이 단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비 문제로 중단되고 있는 노르트스트림 가동이 21일 재개될지 여부가 천연가스 가격은 물론 유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만약 중단이 지속된다면 러시아측의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증폭시켜 유럽발 에너지 위기 리스크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다음달 3 일 개최 예정인 OPEC+회담 결과도 주목해야 할 이벤트로 꼽았다. 과연 사우디와 UAE 가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여 예상보다 큰 폭의 증산에 나설지는 유가 불확실성 해소에 큰 변수란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불안과 경기 침체 우려가 상당부문 에너지 시장 혼란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