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못 만드나"…수신료 인상 꺼냈다 깨진 KBS
by이세현 기자
2021.10.13 07:46:45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원들은 오징어 게임 같은 한류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며 수신료 인상안을 꺼낸 KBS를 질타했다.
| 지난 12일 2021년도 KBS(한국방송공사)-EBS(한국교육방송공사) 국정감사에 출석한 양승동 KBS 사장.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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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한국방송공사), EBS(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감에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승동 KBS 사장에게 오징어 게임을 봤는지 물은 뒤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KBS가 그런 역할을 선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도 “작품은 우리가 만드는데 큰돈은 미국(넷플릭스)이 싹 다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KBS는 왜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트를 생산하지 못하느냐”고 했다.
이같은 질의에 양 사장은 “오징어 게임은 KBS 같은 지상파가 제작할 수 없는 수위의 작품”이라며 “KBS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KBS와 KBS계열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드라마제작사 몬스터유니온을 언급하며 “대형 스튜디오로 키우고 지상파TV와 온라인 콘텐츠를 구분해 제작하는 방식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KBS에 최근 참신한 간판 프로그램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고 양 사장은 “2000년 전후 한류 확산에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다시 한번 그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양 사장은 “수신료 조정은 단순한 재정위기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 공공성의 위기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라며 KBS 수신료 인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KBS 이사회 의결을 받고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검토 단계인 TV 수신료 조정안을 소개하며 “KBS가 미래 공영방송으로 가기 위해 전체 재원 중 수신료 비중을 현재 40%에서 60%로 높이는 안으로 설계했다”라며 “준비는 2년 정도 탄탄히 했다. 코로나19가 상당한 정도로 종결된 이후 본격 논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의원들은 “KBS가 수신료 인상을 이끌기 위해서는 국민 감동을 위한 파격적인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 “넷플릭스는 한 달에 9500원을 받고 있지만 국민이 돈을 내는데 거부하지 않는다” 등 쓴소리를 잇따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