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혁신학교 지정 계속…지역 불균형 문제없다”

by신중섭 기자
2020.12.28 05:05:00

"특정 지역 비율 문제, 사업 취지와는 무관"
"단순 양적확대 지양…혁신학교 오해 풀어나갈 것"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 진출과 혁신학교 사업의 성패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특정 지역에 혁신학교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혁신학교 지정을 이어나가겠다는 목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서울지역 코로나19 확산세 급등에 따른 학사일정 조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특정 지역의 혁신학교 비율과 관계없이 조희연 교육감 공약대로 오는 2022년 250곳을 목표로 혁신학교 지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3월 1일 자로 이미 서울 전역에 241곳의 혁신학교가 세워지는 만큼 조 교육감의 목표는 조기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형 혁신학교 공모는 연 2회(3월 1일 자·9월 1일 자) 진행되는데, 통상 한 번의 공모를 통해 8개 이상의 학교가 지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이면 이미 250곳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혁신학교 지정 반발이 심한 강남 3구를 제외한 채로 사업을 계속 진행할 경우 반쪽짜리 사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2018년 말 송파헬리오시티 사태를 겪은 후 2019~2020년 최근 2년간 강남 3구에서 지정된 혁신학교는 3곳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3·9월 모두 합쳐 총 2곳, 올해는 3월에만 1곳이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혁신학교의 `지역 균형`에 대한 대책은 별도로 마련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혁신학교 사업이 애초 강남이나 강북 등 지역별로 분리해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닌 만큼 지역균형과 사업 취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상적으로는 혁신학교가 강남에는 적고 강북에 많다는 결과가 나오는 건 맞다”면서도 “지역별로 나눠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닌 만큼 강남이나 강북으로 분리해서 생각할 사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꼭 혁신학교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사업과 지원을 통해 혁신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특정 지역에서의 혁신학교의 양적 확대에 목매지 않겠다는 게 교육청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혁신학교만 우수하고 혁신학교만 혁신교육을 한다거나 강남에서도 혁신학교가 많아야 성공한 것이라는 인식은 하지 않고 있다”며 “꼭 혁신학교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혁신학교의 과제를 수행하거나 요소들을 갖춘 학교들 많다”고 말했다.

인위적인 양적 확대나 지역균형 대신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를 해소시키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겠다는 목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혁신학교가 일반 학교와 교육과정이 완전히 다르다거나 자율형사립고와 같이 하나의 학교 유형이라고 오해하는 부분들이 많다”며 “양적 확대에 집착하지 않고 혁신학교가 어떤 곳인지 알려 학부모·시민의 오해나 우려를 해소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학부모의 반대 의견도 존중하지만 경원중 사태에서와 같이 교육활동·교권침해 행위가 발생할 경우 이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경원중 혁신학교 지정 반대 과정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해 검찰에 고발조치 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원중 학부모와 주민 200~300명은 지난 7일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퇴근하는 교직원들의 차량을 막아서는 등 농성을 진행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의 건강한 배움과 성장을 위한 학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위법적인 방식으로 교육권 및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