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상박 우리는 맞수]생약 액상소화제, 전통의 ‘활명수’와 10년차 루키 ‘베나치오’

by김지섭 기자
2019.03.09 05:00:00

출시 122년 최장수 브랜드 ‘활명수’…점유율 약 70% 달해
탄산 없어 자극 최소화한 ‘베나치오’…블록버스터 눈앞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사람들은 속이 답답하거나 소화불량이 생기면 소화제를 찾는다. 소화제는 위장 속 음식을 분해하는 효소제나 위장관 운동 개선제 등으로 나뉜다. 판크레아제, 비오디아스타아제 등 효소 성분 제품은 음식 속 탄수화물이나 지방 성분의 분해를 돕는 제품으로, 대부분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위장관 운동 개선제의 경우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배가 심하게 아프거나 하루 이틀 지나도 더부룩한 것이 해소되지 않을 때 복용할 수 있다.

그러나 속이 불편할 때 보다 쉽게 약국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마시는 액상소화제다. 생약성분의 액상소화제 시장은 출시 120년이 넘은 동화약품의 ‘활명수’와 출시 10년차인 ‘베나치오’가 경쟁하고 있다.

동화약품 활명수(사진=동화약품)
◇‘생명을 살리는 물’ 최장수 의약품 ‘활명수’

동화약품의 활명수는 올해 출시 122주년을 맞은 최장수 의약품이다. 출시 당시 동화약방(현재 동화약품) 사장이던 민강 선생은 활명수를 판 자금으로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활명수는 위장 운동을 자극하는 ‘진피’, 복통을 완화하고 항균 작용을 하는 ‘현호색’, 지사·항염 작용을 하는 ‘육두구’, 복통·설사를 줄이는 ‘육계’ 등 다양한 성분을 함유해 소화불량, 식욕부진, 과식 등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의미의 활명수는 조선 말부터 일제강점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 사랑 받은 소화제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활명수는 액상소화제 매출 1위는 물론 약 70%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활명수는 약 85억병 이상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 세계 인구 약 65억명이 1병 이상 마시고 남는 수량이며, 대한민국 국민 4800만 명이 1인당 175병씩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지난 2017년에는 약 564억원 어치가 팔렸다.

활명수가 100년 이상 꾸준히 사랑 받는 비결은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1967년 기존 활명수에 탄산을 첨가해 청량감을 보강한 ‘까스활명수’를 출시했고, 1991년에는 ‘까스활명수-큐’ 발매로 브랜드 리뉴얼을 추진했다. 2015년에는 매실을 훈증한 ‘오매’를 넣어 여성 소화불량과 정장 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미인활명수’를 선보였다.



이어 출시한 ‘꼬마활명수’는 만 5세에서 7세를 위한 어린이 전용 소화정장제로, 스틱형 파우치 포장과 어린이 보호용 안전포장을 적용했다. 2017년에는 아사이베리 과즙으로 상큼한 맛을 더한 신제품 미인활(活)을 출시했다. 전통 브랜드 가치를 이어가며 새로운 소비자들과 접하기 위해 적극적인 의류브랜드 게스, 카카오 캐릭터 등 콜라보레이션도 시도했다.

작년에는 게스와 콜라보레이션한 ‘활명수 121주년 기념판’을 선보였다. 병 라벨에 청바지를 상징하는 데님을 배경 이미지로 활용했고, 게스의 역삼각형 로고에 활명수 로고를 담아 양사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이 같은 변화와 남녀노소가 마실 수 있는 다양한 제품 출시는 활명수 브랜드의 꾸준한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동아제약 베나치오(사진=동아제약)
◇탄산 없어 자극 없는 ‘베나치오’

동아제약 ‘베나치오’는 소화불량에서 오는 불편함을 빠르게 해소해 ‘아픈 배가 낫지요’라는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이다. 베나치오는 탄산이 없어 기능이 저하된 위에 주는 자극을 최소화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지난 2009년 출시해 올해 10년차를 맞이했다.

주성분은 △창출 △육계 △건강 △진피 △회향 △현호색 △감초 등 생약 추출물이다. 창출·육계·건강·진피는 떨어진 위의 소화기능을 강하게 하고 배출기능을 회복하며, 회향은 간에서 생성하는 소화액인 담즙의 분비를 촉진하고 소장의 소화 흡수력을 높인다. 현호색·감초는 손상된 위장점막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어 심한 소화불량으로 오는 통증과 위경련 등을 줄여준다.

베나치오는 용기가 작아 휴대하기 좋고, 많은 양을 마시기 힘든 노인과 여성들에게 적합한 20㎖ 제품과 가루나 알약형태의 소화제와 함께 복용하기 좋은 75㎖ 두 가지 제품이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소화효소 3종과 생약성분의 복합처방으로 효과 빠른 종합소화제 ‘베나치오 세립’을 출시했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2008년 실시한 동물실험에서 베나치오는 헛배부름·체증 등 위배출능 개선 효과, 소화액인 담즙 촉진 효과 등에 있어 기존 액상소화제와 비교해 우수함을 확인했다. 또 국내 일반의약품 소화액제 중 처음으로 2014년 국내 임상기관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4주간 임상시험을 실시해 전반적인 소화불량 개선을 확인했다.

후발주자인 베나치오는 약사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왔다. 2009년 발매 첫 해 7억원에 불과한 매출은 2012년 12억원으로 배가 늘었고, 2014년 31억원, 2016년 59억원 등 꾸준히 성장했다. 2017년에는 83억원, 지난해에는 약 90억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올해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제품 등극을 넘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