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아프리카TV, 주가·실적 점프
by김유성 기자
2018.05.18 07:01:00
유튜브·페북 경쟁, 스타BJ 이탈, 규제 이슈 → 위기론 대두
10대 위주에서 50대 중장년층까지 시청자 접점 넓히기 실험
''미래가치'' 주가 오르고, ''과거가치'' 실적 꾸준한 성장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16년 대도서관 등 스타급 BJ들의 이탈, 2017년 대두된 정부 규제론으로 위기에 빠졌던 아프리카TV(067160)가 되살아나고 있다. 미래 가치를 뜻하는 주가는 17일 기준 4만원을 넘겼다. 2015년 6월 이후 3년만이다. 연초 대비로는 2배 수준이다.
실적도 준수한 편이다. 아프리카TV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8.2% 성장한 60억45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 늘어난 279억3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사상 첫 1000억원 매출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초까지 돌았던 위기론을 무색하게 만든 결과다.
지난 2016년과 2017년은 아프리카TV에 위기의 시간이었다. 아프리카TV의 몰락을 예상하는 이도 있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실시간 인터넷 방송 시장 진출과 더불어 스타급 BJ들의 이탈이 계속됐고, 정부 규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실제 페이스북은 2016년 4월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유튜브는 그해말부터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사용자에 제공했다. 아프리카TV의 독보적인 경쟁력이었던 ‘라이브방송’이 차별점을 잃었다.
이후 스타BJ들의 이탈이 줄 이었다. 2016년 10월 대도서관이 아프리카TV 이탈을 선언했다. 김이브, 벤쯔 등도 유튜브로 활동 플랫폼을 옮겼다. 게임방송 BJ들은 트위치로 이동했다.
일부 BJ들의 일탈적 발언도 문제가 됐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 발언이 기사화되면서 아프리카TV는 지탄의 대상이 됐다. 시청자가 BJ에 선물처럼 건네는 ‘별풍선’을 규제해야한다는 움직임마저 일었다. 아프리카TV는 지난 3월 일결제한도를 100만원으로 하는 자율규제안을 발표해야 했다.
사업 구조에 대한 한계도 지적됐다.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10~20대 초반에 사용자층이 몰려있고, 매출의 90% 이상이 별풍선이었다. 시청자 층을 넓히고 매출을 다변화하면서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게 아프리카TV의 숙제가 됐다.
계속되는 위기론 속에 아프리카TV는 시청자 접점을 넓히는 실험을 하고 있다. 10대와 20대 사이에서 게임방송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 등의 E스포츠 리그를 정규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게임방송 BJ들이 활동할 수 있는 보다 큰 ‘운동장’을 만들어준 것이다.
국내 E스포츠 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스타크래프트2 리그인 GSL(Global Starcraft2 League)를 2016년 1월부터 아프리카TV가 주관했다. 올해부터는 배틀그라운드 리그와 자사 소속 팀도 창설해서 운영하고 있다. 잠실새내에 배틀그라운드 등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구축하는 등 E스포츠 리그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30대 이후 연령층에 대해서는 전문가 방송을 통해 사용자 층을 넓히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10월 ‘프릭’(아프리카TV 자회사)을 전문가 방송 포맷의 플랫폼으로 재출범시켰다. 직접적인 매출원은 ‘별풍선’이지만, 전문가들이 모인 방송인만큼 세미나,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김영종 프릭 대표는 “교육, 시사, 뷰티, 패션, 건강, 취미, 키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BJ 발굴과 전문가 1인 방송을 목표로 한다”며 “타 플랫폼과 연계해 새로운 형태의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릭에서 서비스되는 전문가 방송 숫자는 25개 정도다. 재태크와 코딩 방송은 누적 시청 건수가 2만명을 넘겼다.
지난 4월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으로는 두번째로 케이블TV(딜라이브) 채널로도 진출했다. TV 시청이 많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시청자층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아프리카TV는 상반기 내 IPTV로도 채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5월 현재 E스포츠 중계가 위주지만 조만간 프릭내 예능, 교육, 취미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전달할 계획이다.
스타 BJ들의 부재도 신인 BJ들이 채우고 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아프리카TV는 새로운 1인미디어 창작자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업 BJ라고 할 수 있는 ‘파트너BJ’도 1000여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