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세상이 자살로 미쳤다… 코미카 ‘화요일에 죽는 남자’
by김정유 기자
2017.07.22 06:00:00
코미카 화요일 연재 중인 스릴러 웹툰
모든 사람들이 자살하는 기발한 소재의 작품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기발한 상상이다. 많은 영화와 소설, 만화에서 재난을 그려왔지만 이런 류(?)의 재난은 상상조차 못했다. 모든 생명체가 자살을 한다는 설정. 섬뜩하면서도 기발한 세계다. 차라리 뻔한 좀비 스토리가 덜 무서울 뻔 했다. 코미카에서 매주 화요일에 연재 중인 ‘화요일의 죽는 남자’의 주제다.
사는 게 힘든 사람들이 가끔 한 번씩 생각하는 자살. 죽을 용기는 없지만 한 번쯤은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주변인들이 괴롭고 힘들어하겠지?’라는 생각은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웹툰의 주인공인 장수도 이런 생각에 자살을 결심한다. 부동산 사기로 빚만 떠앉고 아내에게는 이혼까지 당했다. 장수에게 남은 건 없다. 속 편하게 죽고 싶어서 극약을 먹으려고 하는 순간, 세상이 이상해졌다. 눈 앞에서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살을 하기 시작한 것. 오히려 자살을 하려던 장수만 남고 모두가 죽는다.
| 화요일에 자살하려던 장수는 갑자기 자살에 미친 세상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진다. (사진=코미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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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하다. 죽으려고 달려드는 사람들을 목격한 후 장수는 오히려 마음이 복잡해진다. 자기는 죽더라도 이혼한 아내와 그의 남자친구(불륜이다)는 살리고자 하는 자신을 보며 오묘한 기분이 든다. ‘왜 모든 사람들이 자살을 하려고 할까?’ 이런 의문이 장수를 살아가게끔 한다. 그런 와중에 살아남은 2명의 사람을 만나게 된 장수. 유명한 화가인 주연과 어린 아이 미래다.
3명은 서로를 보듬어 살다가 우연찮게 ‘위기대책관리센터’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아지트로 들어가게 된다. 정부에서 하는 일이라 믿었던 장수와 주연, 미래는 그곳에서 안정적으로 적응하지만 이 조직은 끔찍한 비밀을 숨기고 있었다. 자살하려는 이상 증세를 보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체 실험을 하려고 했던 것. 배경을 알게 된 장수와 일행은 센터내 양심적인 한 연구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 장수는 자신처럼 홀로 살아남은 주연과 아이 미래를 만나게 된다. (사진=코미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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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에 죽는 남자는 스토리 전개 과정에서 중간중간 꿈의 내용을 그린다. 장수는 꿈속에서 한 거인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잠에서 깬다. 이 꿈에는 장수 외에도 토끼, 곰 등과 같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동물로 인한 은유적인 표현은 개인적으로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빌리 배트’의 전개 방식과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더 궁금증을 높이고 흥미를 끈다. 꿈을 통해 주인공의 성향과 미래에 대해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화는 비교적 단순하다. 움직임 역시 여타 작품들에 비해서 역동적인 부분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기발한 발상이 이 모든 것을 메워준다. 꽉 찬 스토리로 전개되는 만큼 독자들로 하여금 결말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발상 자체가 기발해 향후 영화 소재로도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 장수는 자신을 버렸던 아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왜 자신만 멀쩡한 것인지 의문을 풀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사진=코미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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