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2021년까지 건설장비 글로벌 5위 진입한다

by최선 기자
2016.12.08 06:21:21

배인규 기술자문, 품질경영으로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품질실패비용 3분기 누계 2761억원..전년比 40%↓ 예상

현대중공업의 신뢰성 테스트 장면. 현대중공업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현대중공업이 5년내 중장기 전략을 시행해 건설장비 부문 글로벌 5위 진입을 달성해야 한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이는 내년 4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사를 앞둔 가운데 비조선 사업부문의 경영역량을 확대해나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8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배인규 현대중공업 기술자문은 최근 ‘건설장비 시장 글로벌 5위권 진입을 위한 경영개선 방안’에 대한 사내 특강을 통해 “현대중공업 건설장비사업본부는 2021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5위로 성장하기 위해 각 부문별 구체적 목표 달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현재 글로벌 순위(2015년 국내·해외 매출 합산 기준)는 18위로, 두산인프라코어(042670)(8위)보다 뒤처진 상황이다.

배 기술자문의 구상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선진 건설장비 회사 출신 전문가 영입 △제품 경량화 설계·신뢰성 테스트 강화 등 투자 확대 △영업부문 성과 인센티브 제도 실시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배 자문은 회사의 품질경영을 위해 모신 중진 임원이기 때문에 회사의 공식적인 회사의 계획에 따라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배 기술자문은 현대중공업이 현대자동차그룹의 품질경영을 배워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품질경영’을 선언하면서 6~7년 뒤 동종업계 경쟁자인 일본의 도요타 등을 앞지르는 저력을 보인 것처럼 현대중공업도 고품질 제품을 위한 혁신 행보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장기적인 투자, 인력 양성, 종업원의 품질 의식 등을 통해 현대차의 품질경영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게 배 자문의 조언이다.

배 자문은 35년간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근무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라는 특명에 따라 2014년 10월 현대중공업 기술자문으로 선임됐다. 배 자문은 현대차 미국 구매본부장, 기아자동차(000270) 슬로바키아 공장장, 현대파워텍 사장, 현대위아(011210) 사장 등을 역임한 기술통이다. 그는 지난 2년간 현대중공업에서 전력적인 구매, 모듈화, 공정개선 등을 통한 원가절감, 생산성 제고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품질관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품질관리에 소홀해 발생한 ‘품질실패 비용’은 매출의 2.54%에 달하는 6056억원에 이르렀다. 품질관리에 성공했다면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 1조 5401억원 중 39.3%는 막아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조선업황이 최악에 다다른 상황에서 기존의 관행대로 프로젝트별 손익을 따지지 않는 계산법은 경영정상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내부적인 반성이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본부에서 품질완성책임제를 시행하고 건설장비사업본부는 불량품이 많은 협력사를 집중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분기별로 1000억원 내외의 품질실패 비용이 발생해 올해 3분기 누적 품질실패비용은 2761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올해 품질실패비용은 전년과 비교해 60%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기획실 품질기획팀의 주관 하에 각 사업본부의 품질 실패비용 관리 체계를 가동하고 기술·업무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