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란도란] 점포겸용 '주거+임대' 두마리 토끼 잡을까

by정수영 기자
2015.07.18 07:00:00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 은퇴를 앞둔 직장인 김영수(54·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씨는 틈만 나면 이곳 저곳 공공택지를 둘러본다. 그는 은퇴 후 작은 상가를 마련해 음식점을 열 예정인데, 요즘 인기가 높은 점포겸용주택이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아예 용지를 분양받아 건물을 올릴 예정이어서 분양 신청을 하기 전 미리 시장조사를 해놓는 것이다.

최근 노후용으로 점포겸용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김씨처럼 아예 땅을 사 건물을 올리려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무턱대고 주택용지를 분양받거나 건물을 매입하면 곤란하다. 전문가들은 수요량과 교통 등 수요조사는 기본이라고 충고한다.

◇점포겸용주택은 상가와 주택이 결합한 부동산이다. 상가주택, 점포주택으로 불리는 게 일반적이다. 보통 1층은 상가 등 비주거용으로, 2~3층은 임대 주택, 4층은 집주인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건물에 거주하기 때문에 주택관리가 쉽고, 전세나 월세로 매달 임대료를 챙길 수 있다.

상가주택을 지을 수 있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땅값이 저렴한 편이어서 인기가 높다. 공공택지에 나오는 물량은 비교할 뚜렷한 시세는 없다. 다만 인근 도심권에 들어선 상가주택은 땅값이 비싸고, 건물이 오래된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은 있는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위례신도시에선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는 45개 필지 분양에 평균 경쟁률 390대 1, 최고 경쟁률은 무려 2746대 1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원주기업도시에선 87필지가 나와 평균 1390대 1, 최고 6200대 1의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찬바람이 불던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하늘도시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이달 6~7일 6필지를 분양할 결과 총 8836명이 신청해 평균 1473 대 1, 최고 236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엔 은퇴를 앞둔 50대뿐 아니라 추첨분양에 당첨되면 이를 되팔아 시세차익을 노리려는 30~40대 투자수요도 많다”며 “다만 소유권이전등기 전에 전매 시엔 초기분양가 이하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택지 내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를 분양받을 경우 초기자금이 많이 필요하다. 지난해 분양한 위례신도시 점포겸용주택용지의 경우 1개 필지당 규모가 200~300㎡ 초반대로 토지분양가는 9억원에서 12억원 수준이었다. 건축비가 약 3억원 정도 든다고 가정하면 총 12억~15억원 정도가 필요한 셈이다. 부동산 114가 조사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평균 분양가 10억(2014년 말 기준)보다 비싼 편이다.

환금성도 낮다.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은 거래가 많지 않고, 노후도도 빨리 진행돼 감가상각이 큰 편이다. 아파트보다 관리비도 더 많이 나오는 것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건물에 살면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희망에 무턱대고 상가주택용 땅이나 건물을 매입할 것이 아니라 수요조사나 교통 등 입지분석을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